부산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 두 곳을 돌며 주차된 차량에 오물을 뿌린 50대 여성 A 씨의 가족이 두 달 만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부산 차량 150여대 주차 테러 후기'라는 제목으로 A 씨의 가족이 작성한 사과문이 공개됐다. A 씨의 가족은 "아파트 단지 내 차량 오물 투척 사건으로 사과 말씀을 드리고자 연락드린다"며 "경황이 없어 이제서야 연락을 드리게 됐다. 한 분 한 분 찾아뵈어 자초지종 설명을 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면서 장문의 사과글을 전했다.
자신을 A 씨의 아들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저희 어머니로 인해 약 240명 이상의 차량 주인분들께 피해를 끼쳤다"며 "아직 오물 성분의 정확한 감식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성분이 어찌 됐든 피해자분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쾌하시리라 생각된다"고 거듭 죄송한 마음을 드러냈다.
"절대 악의가 있거나 계획적인 행동은 아니었다"며 "어머니의 정신적인 문제로 인한 우발적인 상황이었다"고 설명하면서 A 씨가 조현병 환자였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조현병이라는 병이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완치될 수도 있지만, 환자 스스로 병식을 인지하기 어려워 어머니 또한 치료하기 힘들었다"며 "애초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했어야 했는데, 어머니와 가깝지 않은 거리의 타지 생활과 현재 군 복무로 인해 보호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외에 또 다른 사건 몇 가지가 있어 어머니께서는 정신병원에 보호입원 중"이라며 "꾸준한 치료와 보호를 통해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선처를 당부했다. 작성자는 "피해 입은 분들의 수가 너무 많고, 금전적인 보상을 하기에는 제 선에서 감당이 되지 않아 부탁드린다"며 "보호자이자 자식 된 도리로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차량 피해로 수리가 필요하신 분은 관리사무소로 연락 부탁드린다"면서 책임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A 씨의 오물 테러는 지난 7월 22일 발생했다. 차량마다 오물이 뿌려져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고, 주차장을 돌아다니던 A 씨가 검거됐다. A 씨는 치약과 오물을 섞은 액체를 분사기에 넣고 차량에 뿌렸다.
당시 경찰은 A 씨가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응급 입원 조치했고, 이후 범행 경위 등을 조사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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