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오징어 게임' 패러디로 뭇매맞는 정치권

입력 2021-09-28 17:04   수정 2021-09-29 00:34

“아직도 살아계십니까?”

요즘 인터넷에서는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 패러디가 유행이다. 특히 현 정치 상황을 빗댄 패러디물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가장 널리 퍼지고 있는 건 이른바 ‘문재인 게임’이다. 문재인 정부의 세금·부동산·고용·방역 등 정책의 문제점을 꼬집은 내용이다.

한 패러디물은 △첫 번째 게임은 증세, 버티지 못하는 다주택자는 탈락 △두 번째 게임은 집값 올리기, 버티지 못하는 무주택자는 탈락 △세 번째 게임은 사회적 거리두기, 버티지 못하는 자영업자는 탈락 △네 번째 게임은 물가 인상, 버티지 못하는 서민은 탈락 △다섯 번째 게임은 비정규직의 정규화, 버티지 못하는 취준생은 탈락 등 내용을 담고 있다. 마지막 생존자들에게 ‘파이널 게임은 (대선이 있는) 내년 3월 시작합니다’라고 알리면서 끝난다.

또 다른 패러디물은 ‘오징어 게임’에서 참가자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다가 모자라게 되는 장면을 재난지원금 정책에 빗댔다. 한 참가자가 ‘왜 저는 재난지원금이 없느냐’고 묻자 진행자는 “상위 12%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대신 자부심을 드리겠다”고 답한다.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도 패러디되고 있다.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무소속·전 국민의힘)은 ‘오십억 게임’ 등으로 다뤄진다. 곽 의원의 아들은 지난 26일 SNS를 통해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 ‘말’일 뿐”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화천대유와의 연관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도 점차 타깃이 되고 있다. ‘이재명 게임’이라는 패러디물에는 ‘3000억,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 ‘기분 소득’ 등 저격성 글이 적혔다.

여권은 여권대로, 야권은 야권대로 무능과 비리 의혹으로 ‘패러디 뭇매’를 맞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치권은 ‘오징어 게임’을 정치 홍보와 공방에 이용하느라 분주하다. 이 지사는 이날 SNS를 통해 “오징어 게임에 비해 현실에는 작은 희망조차 없다”며 “제가 ‘경제적 기본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거듭 말씀드리는 이유”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오징어 게임’ 속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는 한 등장인물을 거론하며 “흡사 어느 후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고 이 지사를 겨냥한 듯한 SNS 글을 올렸다.

정치권은 ‘오징어 게임’ 패러디 열풍 속에 담겨진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살피는 게 우선이다. 이미 ‘대장동 의혹’에서 여야 정치권은 같은 이해관계로 뭉친 ‘깐부(놀이 친구)’로 국민에게 인식되고 있다. 이들에겐 서로 먼저 자성하지 않으면 ‘탈락’하는 ‘정치인 게임’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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