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루에 적나라한 몸매"…애국 여성 동상에 '발칵' [글로벌+]

입력 2021-09-29 10:17   수정 2021-09-29 10:25


이탈리아에서 여성 동상을 두고 성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애국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여성 동상이 마치 투명하게 비치는 '시스루 의상'을 입은 것처럼 여성 신체 굴곡을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5일 이탈리아 남부 살레르노 주 사프리에서 주세페 콘테 전 총리가 참석한 행사에서 문제의 동상이 공개됐다.

이 동상은 19세기 이탈리아 시인 루이지 메르칸티니의 작품 '사프리의 이삭 줍는 사람'을 모티브로 했다. '사프리의 이삭 줍는 사람'은 1857년 사회주의자 카를로 피사칸의 실패한 나폴리 원정기를 그린 시다. 시 속에 등장하는 이삭 줍는 여성은 바다를 바라보며 원정에 나섰다가 죽은 300명에 대한 애착을 담아 노래하며, 이탈리아에서는 애국적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 동상이 마치 투명하게 비치는 '시스루' 드레스를 입은 것처럼 조각됐다는 점이다. 여성 신체 굴곡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을 두고 이탈리아 팔레르모 지역 민주당 소속 여성 정치인 그룹은 이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탈리아 중도좌파 민주당의 로라 볼드리니 의원도 "이 동상은 여성과 역사에 대한 모욕"이라며 "기관들은 어떻게 이렇게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한 작품을 받아들일 수 있냐. 남성 우월주의는 이탈리아의 병폐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동상을 만든 조각가는 발끈했다. 조각가 에마누엘레 스티파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나 자신과 역사와는 아무 상관 없는 모든 종류의 비난에 시달렸다"면서 "조각상을 만들 때 항상 성별과 관계없이 인체를 최대한 적게 가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동상의 경우, 해안가에 위치해야 했기 때문에 바닷바람을 이용해 긴 치마를 움직여 몸을 돋보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작품 제작을 지원한 안토니오 젠타일 사프리 시장도 "작품에 대해 논란이 일어나기 전까지 누구도 작품을 비판하지 않았다"고 옹호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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