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네이버 감싼 임혜숙 장관 "규제로 혁신 불씨 끄면 안돼"

입력 2021-09-29 11:19   수정 2021-09-29 11:21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카카오·네이버 등을 겨냥한 규제 강화 움직임에 잇따라 소신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규제 대상으로만 봐서는 안되고 규제 신설로 혁신의 불씨를 꺼버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 외 정부 부처와 국회는 플랫폼 규제 강화로 일관하고 있어 임 장관의 소신이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29일 디지털 플랫폼 기업 간담회와 디지털 플랫폼 정책포럼 1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플랫폼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플랫폼 관련 제도의 합리적 개선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네이버,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로톡, 강남언니 등 플랫폼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임 장관은 "디지털 플랫폼을 규제의 대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의 부작용은 최소화할 필요가 있지만, 이들 기업이 그간 해왔던 사회적 기여와 기술·서비스 혁신, 청년 창업에 희망을 준 부분 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 장관은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에는 혁신의 불씨를 꺼버리지 않도록 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플랫폼 산업의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건전한 플랫폼 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을 쌓겠다"고 했다.

임 장관은 지난 16일 디지털미디어 청년창업 활성화 간담회에서도 "플랫폼 산업 규제 신설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 부처와 국회가 일제히 '플랫폼 때리기'에 나서자 정보통신(IT) 산업 주무 부처 수장으로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IT 업계에서도 플랫폼 때리기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국내 벤처·스타트업의 모임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플랫폼에 대한 불합리하고 과도한 규제가 지속된다면 스타트업의 성장 모델이 차단되고 생태계의 존립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현재 국회에는 스타트업까지 겨냥한 규제 법안 수십 개가 발의돼 있다"며 "10월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도 '플랫폼 때리기'가 폭풍처럼 몰아치고 있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플랫폼에 대한 규제보다는 '발전'에 중점을 두고 정책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날 정책포럼 회의를 통해 △플랫폼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혁신과 이용자 보호 간 조화를 이루는 방안 △건전한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 조성 방안 △플랫폼 역기능 최소화 방안 등을 업계와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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