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접종자는 20~30대 젊은 층이 많다. 코로나에 걸리더라도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굳이 접종 부작용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다는 게 이들이 백신을 거부하는 이유다. 실제 코로나 위중증 환자의 58.7%(28일 기준)는 60대 이상이다. 50대 17.8%, 40대 14.1%, 30대 7.2%, 20대 1.6%로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위중증 환자 비율도 감소한다.
반면 백신 부작용을 겪은 연령층은 다양하다. 20대에서도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나왔다. 지난 27일까지 보고된 중대한 이상반응 사례는 모두 1만352건이다. 발열 근육통 같은 경미한 이상증상 신고건수까지 포함한 이상반응 신고율은 0.44%다. 신고율이 낮다 해도 ‘혹시나’ 하는 우려에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정부는 오는 10월 말이나 11월 초 ‘위드 코로나’로 방역기조를 바꾸겠다고 했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80%에 이르는 시점이다. 위드 코로나는 일상 회복이다. 소상공인의 절규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기도 하지만, 백신 접종으로 우리 사회가 이제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체력을 다졌다는 의미다. 백신 접종이나 직접 감염을 통해 우리 사회 전체가 면역력을 획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위세는 꺾일 것이다.
위드 코로나 진입까지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또 다른 사회갈등의 불씨가 지펴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페널티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가 있어야 식당 등에 갈 수 있게 한다거나, 미접종자가 코로나에 감염되면 치료비를 정부가 아니라 본인 부담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 그것이다. 부작용 위험을 감수한 접종자들이 만들어놓은 집단면역의 수혜를 미접종자들이 공짜로 누려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백신 패스’를 꺼내 들었다. 접종을 마친 사람은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에 제약을 두지 않는 프리 패스를 발급해주겠다는 것이다. 막판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카드다. 부작용 위험을 무릅쓴, 면역까지 획득한 접종자 우대를 확대하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고 미접종자가 설 곳이 없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기저질환이나 지병 등의 이유로 접종을 미룬 이들도 적지 않다.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접종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 역시 백신을 기피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위드 코로나 대책이 편가르기 대책이 돼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정부가 지금처럼 접종률 목표 달성에만 매달려서는 ‘부득이한’ 소수자들을 보듬는 정책을 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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