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티맥스소프트는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와 IT 기업을 대상으로 회사 소개를 담은 티저레터를 발송했다. 매각 대상은 박 회장 보유 지분(28.9%)과 티맥스그룹 계열사 티맥스데이터를 통해 보유 중인 지분(24.05%)을 포함한 지분 60.7%다. 삼정KPMG가 매각 주관을 맡았다.
티맥스소프트는 1997년 6월 설립됐다. 미국에서 컴퓨터를 공부한 ‘벤처 1세대’ 박 회장은 외국산 소프트웨어(SW)가 점령한 국내 시장에 토종 원천기술을 심어낸 창업주다. 현재도 티맥스소프트는 국내 ‘미들웨어’ 시장에서 1위 사업자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미들웨어는 컴퓨터 운영체제(OS)와 응용프로그램 사이에 존재하는 SW로, 물리적 장치와 사용자를 잇는 조정자 역할을 한다. 티맥스소프트의 미들웨어 브랜드 ‘제우스’는 국내 시장에서 40%대 점유율을 유지하며 오라클, IBM 등 주요 해외 브랜드와 경쟁해왔다.
업계에선 회사가 최근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요 지분 매각을 ‘이례적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티맥스소프트 매출은 2019년 976억원으로 잠시 주춤한 양상을 보이다가 지난해 다시 1008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 고지’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5억원에서 354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올해 매출은 약 13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이 전격적인 매각에 나선 배경엔 자금 관련 압박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티맥스소프트는 2018년 벤처캐피털(VC)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로부터 700억원 규모 프리 IPO(기업공개) 성격의 투자를 받으며 올해까지 투자비 회수를 확약했다. 하지만 앞서 2017년 말부터 추진하던 IPO 과정에서 지정감사인과 재무제표 관련 마찰을 빚으며 상장 연기가 이어졌다. 당시 관계사 티맥스데이터로부터 막대한 차입금을 지원받은 이력이 문제가 됐다. 이후에도 재무적투자자(FI)들의 상환 압박이 거세지자 지난 2월 메리츠증권으로부터 2000억원의 긴급 투자를 유치하는 등 급한 불을 꺼오던 상황이었다.
대주주 변동으로 사업 구조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들웨어,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DBMS) 등 전통 사업군에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시은/차준호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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