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가 29일 출시됐다. 현대자동차가 광주글로벌모터스에 위탁 생산하는 캐스퍼는 출시 전 열흘 만에 올해 생산 목표(1만2000대)의 두 배에 달하는 2만3766대가 사전 예약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차가 19년 만에 출시한 경차, 100% 온라인 판매, 노조 없는 자동차 공장 등으로 출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난 27일 경기 용인시 캐스퍼 스튜디오에서 약 55㎞를 주행해 봤다. 2030의 엔트리카(생애 첫 차)로 상품성을 갖췄다는 느낌이 들었다. 경차인데도 주행감은 예상 외로 좋았다. 가속력을 나타내는 최대토크는 17.5㎏f·m(터보엔진 기준). 자연흡기 엔진을 쓰는 준중형 세단 아반떼와 K3의 최대토크(15.7㎏f·m)보다 높다. 터보엔진은 저회전에서도 힘을 강하게 낼 수 있어 저속에서도 성능이 좋다.
스포츠 모드로 고속도로를 달리니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기존 경차에서 느껴졌던 흔들거림이 적었다. 도심 속에서도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었을 때 울컥거리는 느낌 없이 출발이 수월했다. 눈 내린 길을 쉽게 달릴 수 있는 험로주행 모드도 이용할 수 있다.
캐스퍼의 외관에선 BMW 미니가 떠올랐다. 프리뷰 행사 중 암전된 상태에서 앞쪽 램프에 불이 들어오자 미니와 닮은 동그란 이미지가 눈에 먼저 들어왔다.
실내 공간도 생각보다 좁지 않았다. 차 길이는 3595㎜, 폭은 1595㎜인데 키 185㎝의 기자가 탑승해도 머리 위로 주먹 한 개 이상의 공간이 남았다. 뒷좌석의 레그룸(다리를 뻗는 공간) 역시 주먹 한 개의 여유가 있었지만, 비행기 이코노미석에 탄 기분이라 장시간 이용하면 답답할 듯했다. 2열 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적재 공간은 301L가 된다. 장을 본 주부나 자영업자가 사용해도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차로 이탈 방지보조, 차로 유지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10여 개 운전자 보조시스템이 있어 초보 운전자도 주행이 어렵지 않다. 가격은 1385만~1870만원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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