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미국 모더나 측은 아직 식약처에 제조·판매 품목허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려면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모더나는 아직 허가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모더나 측이 품목허가를 미루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모더나는 세계 코로나19 백신 수요를 맞추기 위해 굉장히 정신이 없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품목허가를 신청하지 않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모더나 백신의 국내 공급 여부도 '안갯속'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모더나 본사에 방문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는 백신의 일부 물량을 국내로 돌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모더나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정부는 아직 모더나로부터 확답을 받지 못했다.
'8월부터 국내에서 백신을 대량 생산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도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다.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TF 백신도입총괄팀장은 지난 4월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8월부터는 국내에서 백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그렇게 되면 국내 백신 수급 불안정성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정부는 예측했다. 하지만 품목허가 신청 자체가 미뤄지면서 8월은커녕 3분기 내 본격 생산도 불가능해졌다.
이달 30일까지 국내에 도입된 모더나 백신은 1387만3000회분이다. 정부가 연내 들여오기로 한 물량(4045만회분)의 34% 수준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향후 모더나가 정식 허가를 신청하면 안전성·유효성을 신속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