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대란 당분간 지속…인플레 내년까지 간다"

입력 2021-09-30 17:08   수정 2021-10-0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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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럽 일본 중앙은행이 “세계 경제를 덮친 공급망 병목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물가도 내년까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일시적 물가 상승’이라는 기존 입장은 유지했다. 여전히 극복 가능한 악재라는 의미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29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콘퍼런스에서 “현 단계의 물가 급등은 모두 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개와 관련이 있다”며 “영향이 얼마나 클지, 오랫동안 지속할지 말하긴 어렵지만 결국 회복하고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럽 등이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이들 국가에선 소비 수요가 급증했다.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병목현상’이 불거져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이런 물가 상승은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이유로 생긴 일시적 현상이라는 게 Fed의 진단이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도 파월 의장은 “세계 경제 회복을 가로막는 공급망 병목현상이 물가 인상 압력을 높이는 것에 좌절감을 느꼈다”고 했다.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내년 초까진 영국 생산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공급 부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컨테이너 수송과 반도체 등 일부 분야에서 공급망 병목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내년까지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란 각국 중앙은행의 경고가 전해지자 미국 주가는 급락했다. Fed가 예상보다 일찍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불안감이 번지면서다. 하지만 Fed 고위인사들은 금리 인상까진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시장을 진정시켰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뉴욕경제클럽 화상연설에서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음을 시사했다. 고용지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위험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긴축 카드를 서두를 시기는 아니라는 의미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도 한 대학 행사에서 내년까진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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