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불안한 노후…내 집보다 꼬마빌딩이 효자

입력 2021-09-30 18:16   수정 2021-10-01 02:07

꼬마빌딩 하면 돈을 많이 버는 사람, 재산을 많이 물려받은 사람이 주인일 거라고 지레짐작한다. 그러나 꼬마빌딩 주인들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전문직도 있지만 택시기사 회사원 공무원 등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다.

《나는 아파트 대신 강꼬빌딩을 산다》는 서울 강남에서만 여러 채의 빌딩을 매입하고 직접 건축하며 임대관리회사까지 운영하는 황준혁 연금형부동산연구소 소장의 신작이다. 강꼬빌딩은 7층 안팎의 강남 꼬마빌딩을 말한다. 저자는 국내 월급쟁이들이 열심히 일하고도 퇴사 후 수중에는 아파트 한 채가 전부여서 노후가 준비되지 않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아파트가 꼬마빌딩으로 키워져 더 빨리 경제적 자유를 얻고 노후 불안에서 벗어나라고 권한다.

꼬마빌딩의 장점은 시세 차익뿐만 아니라 임대 수익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데 있다. 하지만 공실 위험이 있어 건물을 매입하기 전 주의할 점도 많다. 책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자신에게 맞는 물건을 찾는 방법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 매입한 건물을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도 꼼꼼히 짚어준다.

현재 주거용 부동산은 대출 조건이 까다롭다. 주거용이 아닌 꼬마빌딩은 감정평가 금액의 50~70% 정도의 대출이 가능하다. 빌딩이 우량하다면 대출을 받는 것을 겁내 필요가 없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공실 없이 임대가 활발히 돌아가고 있거나 임대가 확실히 되리라 예상되는 강남 꼬마빌딩을 살 때는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도 좋다고 강조한다.

강남 꼬마빌딩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상권이 살아있거나 인근에 직장이 있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골라야 한다. 현장 답사를 여러 차례 해야 한다. 책은 논현동 역삼동 삼성동 대치동을 꼬마빌딩 투자에 적합한 지역으로 추천한다. 청담동 압구정동 신사동은 꼬마빌딩이 아예 없거나 가격이 너무 높아 초심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다. 화려한 겉모습에 현혹되기보다 건물 상태가 오랫동안 잘 유지될 수 있을지, 관리가 어렵지는 않은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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