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인간의 본성이라고 무심코 넘길 법한 일이지만 문득 의문이 머릿속을 스친다. 사람은 왜 다른 이들과 함께하길 원하는지, 언제 어떻게 먹는지에 따라 각종 질병과 스트레스의 굴레를 벗어날 수는 없을지와 같은…. 이런 질문에 과학적 대답을 제시하는 책 세 권이 새로 나왔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온기’를 갈구하는 것은 오랜 진화의 산물이다. 두 발로 걷고, 신체에서 체모가 줄어들면서 체온 조절은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 그 결과 다른 어떤 발명품보다 먼저 불이 ‘발견’됐다. 또 옷을 만들고, 집을 지으며 체온을 보존하고자 했다.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인간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에게 의지했으며 체온 조절 본능은 사회와 문화를 형성하고 지탱하는 버팀목이 됐다고 분석한다. 온도의 영향은 법정의 판결이나 집을 사는 것과 같은 큰 경제적 결단에서 두루 감지된다. 물리적 접촉이 빠르게 줄어드는 디지털시대가 됐어도 따뜻함에 절로 끌리는 본성은 억제할 수 없다. 서로 엉켜 지내려는 욕망의 뿌리는 생각보다 깊다.

인간에게 해롭다고 여겨지는 생물들, 같이 사는지 인식조차 못했던 존재들도 인간처럼 아파트에서 태어나 먹고 자라고 후손을 낳고 죽는다. 같은 공간에서 생로병사를 이어가는 생물을 살피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저자는 그동안 사람이 ‘무엇을’ 먹느냐에만 주목했을 뿐 생체리듬을 고려해 ‘언제’ 먹을지에는 무심했다고 지적한다. 최적의 ‘먹을 시기’를 고려한 식단을 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민간 식이요법을 다룬 허다한 책과 과연 뭐가 다른지 의문도 없지 않다. 하지만 ‘무엇’과 ‘언제’를 결합한 식단이 왠지 몸을 가볍게 해 줄 것 같은 느낌만은 떨치기 힘들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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