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은 선물은 트로이온스(약 31.1g)당 22.02달러에 거래됐다. 29일에는 트로이온스당 21.46달러까지 떨어져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은값은 지난달에만 9% 넘게 하락했다.
은값이 폭락한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11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것을 시사하면서 국채 금리가 오르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회피 수단으로 이용되는 금과 은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떨어진다. 투자자들이 국채와 달러에 몰려들면서 달러 가치는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금이 은을 ‘저점 매수’할 타이밍이란 분석도 있다. 은은 귀금속 용도뿐만 아니라 자동차, 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 산업용으로도 흔히 쓰이는 데다 앞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국제 은 연구단체인 실버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올해 은 수요는 작년보다 15% 늘어난 10억3000만 트로이온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귀금속 거래 플랫폼 키네시스머니의 카를로 알베르토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공정에서의 은 수요가 지난해 5100만 트로이온스에서 2025년 말까지 8800만 트로이온스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은 투자를 고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만 은값이 추가 하락할 수 있는 만큼 매수 시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온라인 귀금속거래소 불리언볼트의 애드리언 애시 연구원은 “은의 산업용 수요가 총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가격을 결정하는 건 투자 흐름”이라며 “당분간 은이 금과 마찬가지로 Fed의 긴축 정책으로 인해 강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