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내년 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돌연 취소했다.
2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내년 임기를 마치고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두테르테는 내년 5월 정·부통령 선거에 집권당 부동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두테르테는 이날 자신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최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부동령 후보 등록을 마친 뒤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게 이같이 밝혔다.
두테르테는 "대다수의 필리핀인들은 내가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선거 출마 철회는 대중의 의견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6월 필리핀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6명은 두테르테의 내년도 부통령 선거 출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두테르테의 부통령 선거 출마 포기를 계기로 그의 딸인 사라 다바오 시장의 대선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라 시장은 현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필리핀 복싱 영웅인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은 내년 대선 출마를 위해 전날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마쳤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제로 대통령과 부통령을 따로 선출한다. 대통령 후보 등록은 오는 8일까지 진행되고, 이후 추가 7일 동안 후보 등록 철회 및 변경이 가능하다.
필리핀은 내년 5월 선거를 통해 정·부통령을 포함해 1만8000명에 달하는 상·하원 의원과 정부 관료를 대거 선출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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