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상자산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NFT(대체 불가능 토큰)가 올 3분기에만 100억 달러 넘게 거래됐다. 전 분기 대비 8배, 전년 동기 대비 380배로 뛰었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댑레이더(DappRadar)에 따르면 올 3분기 NFT 거래액은 106억7000만달러(약 12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분기(2800만달러)의 380배 수준이다. 전 분기(12억4000만달러)보다는 약 8배 증가했다.
지난해엔 NFT 거래액(9500만달러)이 연간으로도 1억 달러에 못 미쳤다. 하지만 올해엔 1분기 12억3000만 달러, 2분기 12억4000만 달러로 뛰더니 3분기엔 '퀀텀 점프(대도약)' 수준의 도약을 이뤘다. NFT 분기 거래액이 100억달러를 넘은 건 사상 처음이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그림 파일, 메타버스 내 아이템 등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는 그동안 무한 복제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원본'이라는 개념이 없고 가치를 부여하기도 어려웠다. NFT 등장으로 디지털 콘텐츠도 원본을 지정할 수 있게 돼 NFT 발행·거래가 활발해졌다.
댑레이더는 “크립토펑크(Cryptopunks)와 같은 우수한 NFT 프로젝트의 증가,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 같은 게임 메타버스와 NFT의 결합 등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크립토펑크는 '펑크'라고 불리는 만화 캐릭터 NFT를 판매하는 프로젝트다. 각 캐릭터마다 세상에서 하나뿐이 없고, NFT 수집가 사이에서 수요가 크다 보니 비싸게 팔린다. 일례로 올 6월 크립토펑크의 ‘#7523’ 캐릭터가 소더비 경매에서 1180만 달러에 낙찰됐다.
엑시 인피니티는 ‘엑시’라고 불리는 게임 캐릭터를 NFT로 만들어 거래할 수 있게 한 게임이다. “엑시를 잘 키우면 수억원을 벌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지난달 엑시 인피니티는 모든 NFT 프로젝트 중 처음으로 누적 거래액이 20억 달러를 돌파했다.
디지털 예술 작품도 NFT 거래가 활발하다. 올 3월 디지털 화가 비플(Beeple)이 만든 ‘매일 : 첫 5000일’이란 NFT 그림 파일 작품이 6930만 달러에 팔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글로벌 대기업의 NFT 시장 진출이 잇따르는 점도 NFT 성장세를 키우는 요소로 거론된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버버리는 올 8월 NFT 게임 ‘블랑코스 블록 파티’ 내 아이템을 출시했다. 글로벌 결제 서비스 업체 비자(VISA)도 같은 달 크립토펑크의 NFT 15만 달러 어치를 매입한 뒤 NFT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NFT 가격에 거품이 끼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희소성이 크지 않은 NFT도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등 시장이 과열됐다는 지적이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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