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ESG 투자시장 개척…삼성자산운용 1위 굳힌다

입력 2021-10-06 15:32   수정 2021-10-06 15:33


삼성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287조4000억원(9월 29일 기준)으로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자산운용사다.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135조8000억원), 3위 한화자산운용(100조1000억원)과 운용자산 규모가 두 배 이상 차이 난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자산운용이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이유로 ‘프런티어(개척자) 정신’을 꼽는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19년 전인 2002년 국내 최초로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메타버스 등의 분야에 투자하며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SG 전도사
삼성자산운용은 2018년 처음으로 매출이 2000억원을 넘었다. 그해 793억원이던 세전 영업이익은 이듬해 87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044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사의 영업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 운용자산 규모는 2016년 업계 최초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자산운용은 ESG로 대표되는 ‘기업의 친환경 가치’와 ‘지속 가능성’에 대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고 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상품 개발, 리서치, 운용, 리스크 관리 등에 ESG 요인을 반영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자산운용사로서 ESG를 반영해 위험을 제어하고 기회를 포착해 고객 자산의 안정적인 초과 수익 실현을 추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ESG 분석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기업을 발굴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투자 운용 프로세스에 ESG를 효율적으로 통합해 더 강화된 운용 프로세스를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삼성자산운용은 ESG 투자에 대한 준비를 20년 전부터 했다. 2001년 출시한 ‘삼성 Eco 펀드’는 국내 환경 및 책임경영 펀드의 효시로 평가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업계 최초로 ESG 전담팀을 꾸리고 탈(脫)석탄 정책을 선언했고, 국제 이니셔티브인 ‘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시에 관한 협의체’에도 가입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대내외에서 적극적으로 ESG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가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는 것) 행사 시 ESG를 감안하겠다고 밝혔다.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위해 삼성자산운용이 의결권을 행사한 회사는 2017년 79곳에서 이듬해 140곳으로 늘었고, 2019년에는 235곳으로 증가했다. 작년에는 273곳의 1986개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메타버스 선두주자
삼성자산운용은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를 최근 출시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는 메타버스 테마 관련 핵심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메타버스가 유망 투자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는 3개의 집중투자 그룹과 7개의 테마로테이션 그룹 등 10개 테마로 분류해 운용한다. 6월 28일 설정 이후 지난달 10일까지 설정액은 약 724억원으로 증가했다. 설정 이후 이날까지 수익률은 4.89%를 기록했다.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는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을 중장기적으로 견인할 핵심 테마로 클라우드 컴퓨팅,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테마를 선정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한다. 리스크 관리 및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모빌리티, 온라인 게임, 온라인 페이먼트, 전자 결제, 온라인 플랫폼, 럭셔리 상품 등의 업종에도 투자한다.

삼성자산운용이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통해 투자 종목을 선별한다. 이렇게 고른 종목 중에서도 ESG 평가를 통해 투자에 부적합한 기업이 있다면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PwC는 2025년 메타버스 경제의 파급 효과가 50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타버스는 이용자가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생태계에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5세대(5G) 통신,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스트럭처 산업은 물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플랫폼 등 다양한 산업이 결합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병근 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초기 성장기에 진입한 메타버스는 20년을 주도할 메가 트렌드”라며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사용해 메타버스 테마 유니버스를 구성한 뒤 관심도와 모멘텀을 결합한 전략을 통해 초과 수익을 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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