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주중 한국대사가 지난주 중국 시노팜 백신을 맞았다고 밝히며 접종을 미뤄온 이유가 “이게(접종이) 괜찮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문재인 정부 5년간 방한하지 않은 이유로는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꼽았다.
장 대사는 6일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데 불과 일주일 전에 맞았다면 교민들이 불안한 것 아니냐’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교민들을 방치하는 것이냐’는 질의에는 “백신 접종은 개개인 선택의 문제이고 대사관은 백신 정보가 없어 전문적 판단으로 조치를 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며 “접종 후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지만, 백신을 맞으라 말라는 선택의 문제에 지침을 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주중대사가 공식석상에서 중국산 백신의 안정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의 방한에 대해서는 “중국 측과 소통을 지속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했다. 장 대사는 ‘시 주석 방한이 그렇게 어려운 문제인가’라는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시 주석은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해외 방문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 중국을 방문했지만 시 주석은 한 차례도 방한하지 않았다. 김 의원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장관이 지난달을 포함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만 3차례 방한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왕 부장이 오면 코로나가 괜찮고 시 주석이 오면 안 되는가”라고 질타하자, 장 대사는 “코로나 상황이 아니었으면 시 주석이 이미 방한하지 않았겠나 하는 것이 저희 판단”이라고 답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 접종 중국인은 국내 입국 시 격리가 면제되는 것과 달리, 한국인은 백신을 접종해도 중국 입국 시 무조건 3주간 시설격리를 해야 해 상호주의 원칙이 깨졌다는 지적에 대해선 “방역은 상호주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장 대사는 “우리는 입국 미국인에 대해 격리를 요구하지만 미국은 한국인이 입국해도 격리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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