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9개월' 강창일…"일본 총리 왜 못 만났나" 질문에 '버럭'

입력 2021-10-06 17:23   수정 2021-10-0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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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일 주일 한국대사가 일본 총리나 외무상을 만나지 못한 이유가 “신청을 안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역대 최악이라며 기시다 후미오 신임 내각에서도 급격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사는 6일 화상으로 이뤄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임 이후에 일본 총리나 외교부 장관을 면담하지 못하는 경우는 처음 아니냐’는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수상을 만나려고 할 일이 없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조 의원이 ‘현지 대사가 외무상이나 총리를 만나는 게 정상’이라고 지적하자 “그렇지 않다”며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다.

자신의 전임 주일대사인 남관표 전 대사도 거론했다. 강 대사는 “원래 대사가 갈 때는 수상이 만나주지만 남관표 전 대사는 돌아갈 때도 못 만났다”며 “그만큼 한·일 관계가 냉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일 관계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한 사람의 힘으로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 대사는 이날 대사로서의 역할을 요구하는 질의에 계속해서 화를 냈다. 조 의원은 “외교에서 한국과 일본의 각 정부 사이 관계보다 동경에 가있는 주일대사와 일본 정부 사이의 관계가 좋아야 정상”이라며 “한국과 일본 정부 사이 관계와 강 대사와 일본 정부 간 관계가 그다지 달라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국 관계에) 플러스가 돼야 하는데 그런 증거가 없다”고 지적하자 강 대사는 “증거 많이 있다”며 “분위기는 좋아졌는데 스가 정권이 1년만에 끝나버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도 도마에 올랐다. 강 대사는 대사 내정자 시절이던 당시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를 하며 러시아와 일본 사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에 대해 “러시아가 일본 영토를 빼앗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조 의원이 해당 발언을 문제 삼으며 ‘북방영토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이 뭐냐’고 질의하자 강 대사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국회의원 시절에 간 것”이라며 “(러시아가 빼앗았다는 것은) 역사적 팩트”라고 언성을 높였다.

한편 강 대사는 기시다 신임 일본 총리 시대에서의 한·일 관계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외무상을 오랜 기간 지냈고, 외교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만큼 고위급 대화 등을 통한 한일 관계 개선 노력에 열린 입장일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급격한 변화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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