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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이 배출한 최고 스타다. mRNA 백신은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여러 장점에도 전달체가 마땅치 않다는 이유 등으로 ‘만년 기대주’였다. 코로나19가 터지자 mRNA는 지질나노입자(LNP)라는 약물전달시스템(DDS)을 만나 대중화에 물꼬가 트였다. DDS가 mRNA 백신 탄생의 막강한 조력자였던 것이다.
mRNA 전달체 연구 바람은 항암제 등 치료제 개발로 확산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이미 10년 전 RNA 전달체 개발을 시작했다. 합성의약품 전달체 개발까지 치면 DDS 업력이 20년을 훌쩍 넘는다. 엄태웅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 대표(사진)는 6일 “지난 20여 년간 쌓아온 약물전달 노하우를 mRNA 시대에 꽃피우겠다”고 했다. ‘똘똘한 DDS’로 mRNA 의약품 개발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획이다.
세포독성 항암제를 나르던 DDS는 짧은 간섭 RNA(siRNA)와 mRNA 같은 핵산 DDS 개발로 발전했다. 2011년 일본 다케다제약이 삼양 측에 “siRNA DDS를 함께 개발하자”고 요청하면서다. 실패로 돌아가긴 했지만 3년여 연구 경험은 자산이 됐다. 이는 2014년 자체 DDS 플랫폼 ‘SENS’ 기술을 정립하는 밑거름이 됐다.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레디 메이드’가 가능하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LNP는 생산 단계부터 mRNA를 섞어 제조하고, 최적화 공정을 거쳐야 한다. 이에 비해 SENS는 DDS를 미리 대량생산해 놓고, 필요한 mRNA를 섞는 방식이 가능하다. 엄 대표는 “SENS는 시간과 비용이 절약돼 개인 맞춤형 치료제 생산이 수월하다”고 강조했다.
삼양그룹은 이런 강점을 내세워 mRNA 항암 백신과 희귀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의 핵심 협력사(파트너)로 부상하겠다는 전략이다. 내부적으로는 10년 후 글로벌 mRNA 항암제 시장 규모가 210억달러에 이르고, 이 중 DDS 기술 라이선스 로열티 시장만 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양그룹은 mRNA 전달체 시장 선점을 위해 오는 11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제9차 mRNA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한다. 엄 대표는 “mRNA 전달 플랫폼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함께 조직 선택성을 가진 SENS 기술 연구 결과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엄 대표는 “전임상 단계에 있는 면역·대사항암제 후보물질은 기술 도입 잠재 후보”라며 “우리가 보유한 포트폴리오와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물질 중심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 1상 이후 글로벌 회사에 기술이전해 공동 개발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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