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6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해 “국민이 납득하지 못한다면 당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경선 막바지까지 대장동 사태와 관련해 이재명 경기지사를 정조준한 것이다. 이 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더라도 본선에서 ‘원팀’ 구성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로부터 ‘경선이 끝난 뒤 (이 지사와) 화합이 어려울 것이란 말이 캠프에서 나왔다’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국민들이 (대장동 수사를) 납득하고 수용할 수 있길 바란다”며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민주당이나 대한민국이나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앞서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인 박정 의원은 “(대장동 사건이) 워낙 쇼킹하다 보니 의혹이 풀리지 않으면 경선이든 대선이든 하나로 화합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에도 ‘경선 이후 후보가 교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수사가 국민 분노와 절망에 응답해야 한다”며 “전개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대장동 수사 과정에서 이 지사에 대한 여론이 악화할 경우 후보가 교체될 상황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캠프는 이 같은 분위기에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의원은 “결과에 승복을 못하겠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본선 후보가 결정되면 원팀이 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인 김병욱 의원은 “경선에 참여하는 후보 모두가 당심을 수용하고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함께 일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경선 1, 2위 주자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경선이 끝난 뒤에도 여권 지지세력의 결집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리얼미터 조사(9월 27~28일 조사·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 ±2.2%포인트)에 따르면 이 지사와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이 전 대표를 찍겠다고 답한 응답층의 34.2%만이 이 지사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11.5%였다. 지지할 사람이 없다고 답한 사람은 44.9%였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이 전 대표의 대장동 공세에 대해 “야당 논리”라며 “감나무 밑에 감 떨어지길 기다리는 듯한 자세에 지지자들이 경선판 자체를 불안해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10% 안팎의 지지율로 3위를 달리고 있는 추 전 장관은 경선 이후 ‘원팀’을 위한 역할을 자청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대의원·권리당원 및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를 시작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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