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넬슨 스웨덴 스톡홀름대 교수는 6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주최한 '성장·일자리·복지의 선순환 경제' 국제 콘퍼런스 기조강연에서 "한국의 복지제도는 아동친화적 유형을 보이는 가운데 근로연령대 인구에 대한 보호가 특히 약한 특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동에 관한 복지는 충분한 반면, 근로연령대 인구인 20~40대 인구에 대한 복지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넬슨 교수는 "세대 간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선 복지계약을 균형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복지국가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이 담보된다"고 말했다.
양재진 연세대 교수도 이같은 분석에 동의했다. 양 교수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소속 국가 중 24곳을 분석한 결과 "경제적·사회적 성과를 동시에 달성한 국가의 복지지출은 근로연령대 인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초고령화에 따라 불가피하게 늘어나는 노인성 지출의 과도한 증가를 통제하고 근로연령대 인구 대상 복지를 확대해야하다"고 덧붙였다.
대니 로드릭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복지국가를 추구하더라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기업에 맡겨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로드릭 교수는 특별 세션에서 "적절한 교육을 통해 누구나 양질의 일자리를 가질 수 있다는 전통적인 복지국가의 전제는 기술진보와 초세계화에 따라 무너진 상태"라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혁신적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의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양질의 일자리 정책을 성공적으로 펴기 위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공공투입물을 제공해 일자리 창출을 유도해야한다"고도 했다.
고영선 KDI 선임연구위원(전 고용부 차관)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고 위원은 "시장소득의 균등한 분포를 강조하는 포용적 성장을 달성하려면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시장환경 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 고등교육 품질 향상을 통한 고숙련 인적자원 양성 등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콘퍼런스를 주최한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이근 부의장은 "복지와 성장의 선순환성을 높이는 것은 한국 복지국가의 핵심과제"라며 "현금성 복지보다는 사회서비스, 고령층 뿐 아니라 근로연령층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북유럽 복지국가 개혁의 두가지 큰 교훈을 바탕으로 한국형 복지국가의 발전방향을 논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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