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故 변희수 하사 전역처분 취소에 "기쁘고, 슬프다"

입력 2021-10-07 14:22   수정 2021-10-07 14:23


정의당은 성전환 수술한 고 변희수 육군하사에게 강제 전역 처분을 내린 군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내려진 것을 두고 "기쁘고, 슬프다"라며 법원의 결정이 정당하다고 평가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변희수 하사가 이겼다. 평등이 이겼다. 기쁘고, 슬프다"라며 "(법원의 판결은) 성전환자 군인의 복무할 권리를 보장하는 지극히 타당하고 당연한 결정"이라고 적었다.

그는 "육군은 변 하사가 세상을 떠난 이후 재판을 무효로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의 긴급구제권고 결정이 나왔을 때 진즉 변 하사를 원직에 복직시켰다면 그는 지금 대한민국의 당당한 성전환 군인으로서 맹활약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육군참모총장은 항소를 포기하고 1심 판결을 수용해야 한다"며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모든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며, 판결에 따라 유족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법원의 판결에 환영의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변 하사에 대한 군의 부당한 전역처분을 법원의 상식적인 결정이 바로잡았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물학적 성별에 따른 차별뿐만 아니라 성적 지향에 대한 차별 또 성별 정체성에 대한 차별, 이 모든 것들이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차별 금지에 해당한다"며 "성별에 의한 차별은 성적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에 대한 차별 금지를 모두 포함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군은 오늘 이 판결의 의미를 겸허하게 새기기 바란다"며 "인권친화적인 군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굳게 믿었던 고 변희수 하사를 생각하면서 다시는 군에서 이런 차별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군을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원의 판결에 국회도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만에 하나 군에서 항소를 하더라도 우리는 계속 상식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법원은 이날 변 하사가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강제 전역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변 하사는 (성전환) 수술을 마친 후 청주지방법원에서 성별 정정을 허가받아 여성으로 봐야 하므로 전역 처분 당시 군인사법상 심신장애 여부 판단도 여성 기준으로 봐야 한다"라며 "성전환 수술 후 변 하사의 상태를 남성 기준으로 군인사법상 심신장애 사유에 해당해 육군 판단이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변 하사는 육군의 강제 전역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뒤 지난 3월 청주시 상당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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