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계속되지 않는다》는 우주의 최후를 물리학 이론을 근거로 예견한다. 천체물리학자 케이티 맥이 천문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우주 종말에 관한 다섯 가지 가설을 정리했다. 저자는 “우주가 영원할 거라는 이론은 단 하나도 없다”며 “인류가 관측할 수 있는 우주는 결국 모두 파괴돼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류는 지금까지 팽창하는 우주만 관찰해왔다. 반대로 수축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면 어떻게 될까. ‘빅 크런치’ 가설을 시작하는 첫 질문이다. 우리는 빛의 진동 수를 측정해 은하가 멀어지는 걸 발견해왔다. 은하가 멀어지는 속도가 줄거나 역전되는 순간 수축으로 이어진다. 결국 은하끼리 충돌해 우주 내부가 붕괴한다.
우주 팽창이 지속돼도 종말은 피할 수 없다. 자연물질이 변형돼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는 현상인 ‘엔트로피’ 때문이다. 우주가 팽창하면 할수록 응축된 에너지는 흩어진다. 에너지가 분산되면 물질도 뭉치지 못하고 분해된다. 그렇게 우주는 고요한 종말을 맞이한다.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아 관측할 수 없는 ‘암흑’이 사라져도 우주는 사라진다. 암흑 에너지가 소멸하면 매듭이 풀리듯 우주의 팽창 압력이 급증해 물질이 분해된다. 우주의 진공 상태가 붕괴된다는 가설도 제시된다. 질량을 부여해주는 ‘힉스 입자’가 무너지면 찰나에 우주가 소멸한다는 설명이다.
얼핏 허무맹랑하게 들리지만 지금까지 연구된 물리학·천문우주학 이론을 근거로 쌓아올린 시나리오들이다. 저자는 “우주 종말 이론이 하나의 학문으로 인정받진 못했지만, 물리학 이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우리의 미래에 관한 통찰도 제공해준다”고 말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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