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택배노조의 단체교섭 당사자라는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으로 산업현장에서 노사 간 분쟁을 넘어 법정 다툼이 폭증할 것이다.”
7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에서 열린 ‘경영성과급 논란과 원청의 사용자성 논란’을 주제로 한 웨비나(온라인 세미나)에서 조상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노동팀장)가 한 말이다. 한국경제신문 좋은일터연구소·경영노동포럼이 주최한 이날 웨비나에는 조 변호사와 김동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중대재해대응센터장), 이광선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노동팀장)가 참석했다. 사회는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이 맡았다.
이날 웨비나는 중대재해처벌법과 함께 올해 국내 노동시장 3대 이슈로 꼽히는 주제가 다뤄지면서 기업 인사노무 담당자 및 정부·학계·법조계 인사 등 사전등록 신청자가 1000명이 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주요 주제였던 ‘원청의 사용자성 논란’은 지난 6월 중노위가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을 상대로 청구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서 택배노조 손을 들어주면서 떠오른 이슈다. 택배노조는 대리점(하청)이 아니라 CJ대한통운(원청)이 택배기사들의 근로조건을 실제로 좌우했다면서 교섭을 요구했고, 중노위가 이를 인용하면서 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택배기사들과 직접 근로계약 관계를 맺지 않은 대한통운에 교섭 의무가 있는지가 문제가 된 사건이었다.
김 변호사는 “중노위의 논리대로라면 자회사 노조가 사실상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모회사와 교섭을 하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근거로 형사처벌까지 인정하는 것은 우리 법체계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노위에서 대한통운을 대리했던 이 변호사는 “중노위 말대로라면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가 교섭창구 단일화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라며 “창구단일화 제도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었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
조 변호사는 “기업으로선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지만 단체교섭 요청에 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노사관계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사회를 맡은 박 원장은 “오늘 주제들은 모두 집단적 노사관계법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들로 이해관계 당사자들도 폭넓다”며 “법원도 근로관계 당사자에 대한 고려를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제는 경영성과급 논란이었다. 최근 주요 대기업에서 ‘경영성과급도 평균임금이므로 퇴직금에 반영해 달라’는 소송이 연이어 제기된 가운데 하급심 판결이 엇갈리면서 인사노무 분야 최대 화두가 된 이슈다.
이 변호사는 “법원이 기업 내에 성과급 지급의 근거 규정이 있는지, 전체 연봉에서 성과급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등을 눈여겨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법원은 성과급이 노동의 대가인지에 대해 직관적·가치적 판단보다는 성과급의 법적 성격을 논증하는 법리적 판단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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