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벼 수확 끝나니 마늘 파종…우리네 인생사가 여기 있네

입력 2021-10-07 17:30   수정 2021-10-08 00:25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한로(寒露)를 하루 앞둔 7일 경남 거창군 위천면 들판에서 벼 수확을 끝낸 농민들이 마늘을 심고 있다. 한 해 벼농사를 마치자마자 숨돌릴 틈도 없이 분주하게 마늘 파종 작업에 들어간 모습이다. 논 한쪽에는 미처 수확을 마치지 않은 벼가 여전히 황금빛 물결을 이루고 있다.

시간은 잠시도 멈추거나 거르는 법 없이 흘러간다.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던 무더위도 어느새 인식하지 못한 지 오래다. 그리고 때가 되면, 새 철이 오면 그때마다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농부에게 주어진 짧은 순간을 놓치면 한 해 농사를 그르치게 된다.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도 없다.

겨울은 모든 생명이 숨을 죽이는 계절 같지만 농부들에겐 내년 봄을 기약하는 과정이다. 목가적 분위기의 가을 들녘에 다가올 계절을 내다보며 씨앗을 뿌리는 농부들의 지혜가 펼쳐져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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