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간) 반관영 ISNA 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은 전날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한국이 지난 3년간 동결자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행동하지 않았다"며 "(한국이)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IRIB(국영방송)를 통한 한국 드라마 방영을 중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란 아이들이 집에서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는데 '드라마 속 한국인이 우리의 돈을 돌려주지 않는 이들과 같은 사람들이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최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통화에서도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문화 교류에 있어서 국가 간 관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기 위해 한국 드라마 사례를 언급했다고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부연했다.
이란에서는 '주몽'과 '대장금' 등 한국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배우 이영애가 출연한 대장금은 2006년 10월부터 약 1년간 국영방송 IRIB를 통해 방송돼 9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한국 내 이란의 동결자금은 70억달러(약 8조3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려 이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다. 이에 이란 정부는 해당 동결 자금을 해제하라고 요구해 왔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