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 초점을 맞추자 중국의 구글이라 불리는 ‘바이두’와의 경쟁이 시작됐다. 바이두는 사용자가 제품을 검색하면 웹 크롤러를 통해 알리바바의 재고와 웹 페이지를 검색해 사용자에게 알리바바의 제품 페이지를 연결해줬다. 알리바바의 웹 접속량 가운데 10% 이상이 바이두로부터 넘어왔다. 사실상 바이두가 알리바바와 사용자 간에 중개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마윈은 바이두의 중개 없이 사용자가 곧바로 알리바바 플랫폼으로 진입하기를 원했다. 결국 마윈은 바이두를 차단했다. 더 이상 바이두에서는 알리바바의 제품검색 결과가 보이지 않았다. 이 조치는 효과를 발휘했다. 중국에서는 누구든 제품검색을 위해서는 당연히 접속해야 하는 플랫폼이 됐고, 오늘날 알리바바는 중국 전자상거래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의 승자독식 현상은 자연스럽게 독점현상으로 인식된다. 최근 유럽 지역을 시작으로 미국, 아시아 지역에서도 플랫폼 독점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독점은 많은 부분에서 우려를 자아내지만, 분명 19세기나 20세기의 독점기업과 동일하다고 보기 어려운 요소를 지닌다. 무엇보다 과거의 독점기업들은 대규모 자산을 취득하며 지배적인 시장지위를 획득했다. 특정 산업 분야에서 생산능력 비중을 효율적으로 높임으로써 독점의 지위를 획득했고, 그 결과 어떤 기업도 독점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을 팔기는커녕 만들 수조차 없었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은 보다 많은 생산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성장하지 않고, 자기 네트워크 안에서 더 많은 사용자를 연결해줌으로써 성장한다. 즉, 어떤 자산을 소유하지 않고 연결하는 과정에서 창조한 편익으로 지배력을 행사한다. 플랫폼 기업이 소유하는 것은 생산수단이 아니라 연결수단이다. 결국 오늘날 플랫폼 기업이 확보한 지배력은 협소하게 관리되는 소유나 통제의 결과가 아닌 폭넓은 참여와 사용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 시기라 불리는 오늘날, 많은 영역에서 플랫폼 기업이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견제받지 않는 모든 힘은 부패하듯이 그 지배력이 커지면서 우려스러운 현상도 곳곳에서 등장한다. 하지만 플랫폼 독점이 가능한 원인을 생각해본다면 이런 현상은 플랫폼의 무용함 혹은 지배력 약화 논의 근거가 아닌, 바람직한 관리 방안 논의의 근거가 돼야 할 것이다. 소유와 통제가 아니라 참여 및 사용의 결과로써 지배력을 확보한 플랫폼은 생태계의 일부로서 이미 따로 떼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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