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까지 3기 신도시 등 과천 지역 내 청약 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예비 청약자들이 전셋집을 구했지만 이런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다음 달 2000가구 가량의 대단지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전셋값이 하락하는 것으로 보입니다."(과천 A 부동산 공인 중개 대표)
과천 전셋값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과천에 공급되는 민간 분양과 3기 신도시 청약을 위한 조건을 채우기 위해 몰려들었던 예비 청약자들의 발 길이 뜸해져서다. 여기에 오는 11월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으로 '공급 폭탄'이 전셋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단지 전용 59㎡는 지난 4일 8억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가장 높았던 실거래가 8억3000만원보다 3000만원이 더 내렸다. 지난 5월 8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맺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7000만원가량 낮아진 수준이다.
중앙동에 있는 래미안에코팰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8억925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4월 10억원에 실거래가 체결된 것을 고려하면 1억원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이 단지 전용 59㎡ 역시 지난 4월 7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 지난달엔 7억3500만원에 실거래가 체결됐다.
서울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인근에 있는 주공5단지 전용 103㎡ 지난 5월 8억4000만원에 전세 매물이 나갔지만, 지난달에는 7억5000만원에 실거래가 체결됐다. 이 단지 전세 호가는 8억원에 형성됐다.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에는 지식정보타운 등 3개 단지 민간 분양이 이뤄졌다. 지난해 수백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3기 신도시 과천 과천지구가 내년 중 사전청약을 거쳐 2025년 말 입주가 시작된다. 투지과열지구인 과천에서 해당 지역 1순위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2년을 거주해야 한다. 하지만 민간 아파트 분양이 대부분 마무리 됐고, 3기 신도시 수요도 대부분 들어와 과천 전세시장을 찾는 예비 청약자들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과천 원문동 A공인 중개 관계자는 "민간 아파트 분양도 대부분 마무리됐고, 3기 신도시를 대비한 수요자들도 이번 여름 전셋집을 많이 얻었다"며 "실수요자 유입 행렬이 뜸해지면서 전셋값도 자연스레 하락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오는 11월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입주 예정인 점도 전셋값 하락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오는 11월 별양동에 총 2099가구 규모의 과천자이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어 12월 갈현동에는 과천제이드자이(647가구), 과천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679가구) 등도 입주가 시작된다.
과천 별양동 B공인 중개 관계자는 "아무래도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전셋값이 내리는 것"이라며 "이 단지 물량이 해소될 때까지 당분간 전셋값이 주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과천 일대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많아 전세 물량이 많지 않다"며 "게다가 임대차 3법 이후로 4년 치 전셋값을 한 번에 올려 받으려는 경우가 있어서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첫째 주(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과천 전셋값은 0.06% 상승했다. 지난달 첫째 주(6일)부터 5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6월 셋째 주(21일)까지 전셋값이 지속 하락했던 과천은 지난 6월 넷째 주(28일) 상승 전환한 이후 10주 연속 올라 지난 8월 다섯째 주(30일) 0.28%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다시 내림세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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