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8일 제30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10월 소비자물가는 9월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년 10월 통신비 지원의 기저효과 영향과 최근 국제 유가 상승, 전 세계 공급망 차질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5%였다. 이 차관의 발언은 이달 물가상승률이 이보다 높은 2.6%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전 국민에게 2만원씩 통신비를 지원한 데 따른 물가 상승률 하락분이 0.72%포인트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들어 최대치인 2.7%대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 같은 물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품목별 대응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주요 농·축·수산물은 쌀과 계란을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한다. 쌀 가격 안정을 위해선 지난달 초 시작한 대형마트 할인행사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계란 가격은 올해 초 7800원대에서 최근 6100원대로 내려오는 등 하락세라고 판단하면서도 현장점검 등 가격 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도매시장이 없어 유통구조가 불투명해지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연내 두 곳의 계란 공판장을 시범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가공식품은 우유가격 인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가격지도를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차관은 “업계 부담 완화를 위해 금융 및 세제 혜택을 추가 검토하고,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기업에 정부 포상 등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격 담합 등 유통질서 교란행위는 더욱 철저히 감시할 방침이다. 이 차관은 지난 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삼계탕용 닭고기 가격 담합을 적발한 것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시장경쟁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협조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휘발유 등 석유류는 장기계약 비중이 높아 단기 수급 불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국제 에너지 가격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비축유 등 재고 상황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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