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신규 일자리 수가 시장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월가 전망치의 40% 정도에 그쳐 그야말로 ‘고용 쇼크’ 수준이었다. 두 달 연속 신규 고용이 월가 예상을 밑돌았지만 미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은 기존 예상대로 다음달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자리 지표를 뜯어보면 겉보기보다 나쁘지 않고 Fed의 정책 핵심 지표인 인플레이션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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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용지표를 뜯어보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정부 부문 일자리가 많이 줄었을 뿐 민간 부문에선 개선됐다는 게 첫째 근거였다. 지난달 공공 부문 일자리는 12만3000개 감소했지만 민간 부문 일자리는 31만7000개 늘었다.
한 달 전 나온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수도 25만5000개에서 36만6000개로 상향 조정됐다. 7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수는 105만3000개에서 109만1000개로 수정됐다. 7~8월의 신규 고용 증가분 14만9000개에 9월 신규 고용 19만4000개를 더하면 통계상으로 34만 개 이상의 새 일자리가 생긴 셈이다.
다음달로 예상되는 테이퍼링 시점을 늦출 만큼 고용 지표의 질이 나쁜 건 아니라는 해석이 확산된 이유다. 이후 국채 금리는 금세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1.6%를 넘어 연 1.61%로 거래를 마쳤다. 금리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여온 나스닥은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다.
데이비드 개그넌 아카데미증권 이사는 “고용 지표를 전체적으로 보면 Fed가 11월에 테이퍼링을 추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을 충족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소수인종의 실업률이 하락했다는 건 Fed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위안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물가 불안이 앞으로 증시에 더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Fed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2%지만, 최근 미국 물가는 4% 이상의 상승률을 찍고 있다. 유가 상승 흐름 속에서 공급망 차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실업자들의 일자리 복귀가 늦어지면서 물가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고용 보고서에도 9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8월보다 0.6%, 지난해 9월 대비 4.6% 올라 시장 전망치를 넘어섰다.
뉴욕타임스는 “Fed가 물가 상승 때문에 충분한 고용 회복이 이뤄지기 전에 금리 인상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시장 밸류에이션이 확대되는 것보다는 개별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느냐 여부가 (주가 흐름에) 더욱 핵심적”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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