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 CAR-T 선두주자 알로젠테라퓨틱스, 모든 임상 중단 [이우상의 글로벌워치]

입력 2021-10-11 13:59   수정 2021-10-11 15:42

동종 CAR-T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신약벤처기업 알로진 테라퓨틱스이 임상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하루 사이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알로진 테라퓨틱스는 8일(현지 시간) 자사의 동종 CAR-T 후보물질 'ALLO-501A'의 모든 임상시험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알로진 테랄퓨틱스는 ALLO-501A 임상1·2상 참여 환자의 범혈구감소증 평가를 위해 실시한 골수 생검에서 염색체 이상이 발견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통보하고 임상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임상 보류는 FDA의 통지에 따른 것이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확인된 염색체 이상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FDA가 발빠르게 대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알로진 테라퓨틱스의 주가는 7일 24.38달러에서 8일 13.13달러로 46.1% 하락했다. 52주 최저가다.

아직 유전자 이상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았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원인은 알로진 테라퓨틱스가 유전자 조작을 하는데 사용한 유전자 가위 기술인 ‘탈렌(TALEN)’의 부작용이 거론되고 있다. 도준상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자가위가 아무리 정확하다 해도 유전자의 이곳저곳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며 “탈렌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조작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알로진 테라퓨틱스는 자가 CAR-T 치료제의 높은 제작 단가와 제작 실패 가능성, 제작기간 동안 환자가 악화될 수 있는 한계점 등을 극복하기 위해 기성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동종 CAR-T 개발에 힘써왔다.

지난 6월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한 ALLO-501A의 임상 1상 결과로 “동종 CAR-T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증명했다”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가 지표라 할 수 있는 객관적반응률(ORR)과 완전관해율(CR)이 시판된 킴리아, 예스카타 등 자가 CAR-T와 유사하면서도 신경독성과 사이토카인방출(CRS) 부작용은 적었다. 하지만 이번 염색체 이상 문제로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기 전까진 사실상 임상 재개가 불확실해졌다.

임상 보류와 관련된 회사들의 주가도 동반하락했다. 탈렌 유전자기술을 뒷받침하는 셀릭티스의 주가도 7일 10.49유로에서 8일 8.18유로로 22% 떨어졌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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