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예정지 빌라 살 때 꼭 확인해야 할 점 [더 머니이스트-최원철의 미래집]

입력 2021-10-13 06:33   수정 2021-10-13 10:20

최근 2030까지도 벼락거지가 될까봐 서울시내에 재개발 예정된 지역의 빌라라도 사놓고 내집마련을 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도 있고 청년, 신혼부부 특공도 있지만 기회가 많지 않아서 입니다. 청약도 쉽지 않으신 분들이 빌라라도 갭투자를 통해 사두면 언젠가는 재개발이 되어서 내집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위기도 한 몫 합니다.

신축빌라를 사시는 경우도 있지만, 나중에 재개발이 돼 대단지 아파트단지를 더 원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재개발 예정된 지역의 빌라를 사실 때 언제쯤 될 것인지, 문제는 없는지 이런 정보를 미리 확인해 보시고 사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미 정부에서는 공공재개발을 통해 빠른 속도로 그동안 사업성이 안나왔던 지역의 재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고 또 그 후보지를 계속 찾고 선정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에서도 '6대 재개발 규제완화'를 통해 민간 재개발 25곳의 후보지 공모를 이달 말까지 진행합니다.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을 통해 민간이나 공공이 가이드라인을 제공받아 공공재개발이든 민간재개발이든 말 그대로 신속하게 재개발 시켜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이런 공공재개발 후보지나 민간재개발 후보지들은 발표나기 무섭게 빌라 매매가격이 올라버리고 매물 자체가 자취를 감추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언젠가는 재개발이 될 수 있는 지역들이 아직도 서울시내에서는 많이 있는데 어떻게 확인을 하면 될까요.

지난 9월 8일에 서울시에서는 재개발 재건축 현황부터 조합의 예산, 회계, 분담금까지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종합포털사이트 '정비사업 정보몽땅'을 오픈해 재개발 관련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를 보시면 재개발관련 서울시내 각종 조합정보를 한눈에 전부 볼 수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진행속도입니다. 사이트의 정보공개현황에서 '사업장검색'을 클릭하시면 25개 구가 먼저 나오고 구청을 선택하면 각 동이 나옵니다.

사업구분 메뉴에서 재개발(주택정비형)이나 재개발(도시정비형)을 선택하시고, 사업진행단계에서 '정비계획수립', '안전진단', '정비구역지정', '추진위원회승인',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철거' 등을 선택하시면 해당 재개발 지역의 사업진행단계별 사업장이 모두 검색이 됩니다. 화면상으로도 나오고 엑셀로 다운받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도 잘 안나오는 정보는 각 구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재개발 현황자료가 아주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왜 이런 정보가 중요할까요.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는 공공재개발이나 서울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은 말 그대로 빠르게 재개발 사업을 진행시켜 주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업에 선정이 되면 일단 빌라 매물이 사라지게 되고 매물이 나온다 하더라도 비싸집니다.

반면 서울에는 아직도 엄청난 수의 재개발을 준비하는 지역들이 많이 있고, 내년에 또 공공재개발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도 있습니다. 그런데 재개발사업은 원래 최소 10년이상 늦으면 20년까지도 걸리기 때문에 현재 재개발지역의 추진단계가 어느정도인지 파악하고 내 집 마련을 위한 빌라를 구입하는게 중요합니다. 그냥 여유돈을 가지고 언젠가는 되겠지 하시는 분들이 아니고, 5년뒤 또는 10년뒤에 내집마련을 꼭 서울에 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바로 이 재개발지역의 추진단계에 신경을 쓰셔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재개발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공공재개발이 아닌 경우 조금 더 빠르게 진행되는 사업은 바로 '신탁시행자방식' 또는 '신탁대행자방식'입니다. 최근 서울에서도 대규모 재개발사업을 신탁사에게 시행이나 대행을 맡기는 조합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반 조합방식에 비해 기간이 약 3~5년이 줄어들 수 있고, 특히 시공사 선정시 각종 공사비 관련된 문제들을 신탁사에서 전문가를 통해 검증하기 때문에 준공후 분담금 추가 부담 문제 등이 줄어들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신탁수수료라던가 재개발에 대한 전문가 수준의 업무능력이 있는지 확실히 확인이 되어야 합니다. 메뉴에 보면 운영구분이 있는데, '추진주체구성전', '추진위원회', '조합', '조합청산'이 있습니다. 물론 청산된 조합은 제외하시고 검색을 하시면 되는데, 추진주체구성전이라면 아직 재개발되려면 최소 13년 이상 남았다고 보시면 되니까 최소한 추진위원회나 조합이 있는 경우만 검색하면 됩니다.

서울에 내집마련을 위해 재개발이 예정된 지역에 빌라를 구입하실 경우, 위의 내용을 잘 파악해 보세요. 또 중요한 것은 지하철 노선이나 대중교통 이용의 편의성 등입니다. 아직도 서울에서는 지역별 특성이 달라서 빌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이런 정보들을 종합해서 선택을 한다면 최소 10년이내에 서울시내 안에 '내집마련'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어짜피 3기 신도시 사전청약도 8년 이상 기다려야 입주가 가능하다고 하니까요.

공공재개발이나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이 올해 선정이 안된다 하더라도 내년에도 계속 추가가 될 예정이므로 조금 더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내 집 마련을 위한 빌라 구매를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이미 분위기는 서울에 왠만하면 가능한 모든 지역 재개발을 해 주자는 분위기이고 불합리한 재개발 규제는 무조건 완화하자는 분위기이므로 잘 검토하시면 빠른 시간내에 '벼락거지'에서 벗어나실 수 있게 됩니다. 너무 조급하게 결정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계획을 세워서 하시는 것이 오히려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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