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모건스탠리가 소파이 목표주가를 25달러로 제시하자 이날 소파이 주가는 전 거래일(16.21달러)보다 13.45% 뛴 18.39달러에 마감했다.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가격은 이날 소파이 종가보다 54% 높다. 월가의 평균 주가 목표치인 23.83달러도 웃돈다. 벳시 그라섹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소파이를 “소비자 금융과 관련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학생을 대상으로 돈을 빌려주는 개인 간 금융(P2P) 대출인 만큼 소파이는 채무불이행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소파이는 이를 ‘네트워크’로 해결했다. 크라우드 펀딩 형식으로 동문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학생에게 대출해준다. 미국 전역의 도시에서 졸업생과 학생 대출 신청자가 만나는 행사도 열었다.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그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채무를 불이행하는 비율이 낮아졌다.
엄격한 대출 기준도 더했다. 학력과 직장 경력을 주요 평가 지표로 삼는다. 대출 신청자의 학위와 신용등급뿐만 아니라 직장 경력, 승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우량 고객이 많을 수밖에 없다. 신용도도 자연스레 높아졌다. 2016년 5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AAA 등급을 받은 최초의 P2P 금융 기업이 됐다.
학자금 대출 서비스로 시작한 소파이는 투자 자문을 포함해 주택담보대출 상장지수펀드(ETF) 등도 내놨다. 지난해 5월에는 카드 발급 등과 관련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갈릴레오파이낸셜테크놀로지와 인수합병(M&A) 절차를 마쳐 미래 은행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다만 마냥 장밋빛으로 전망하기에는 무리라는 목소리도 있다. 실적이 문제가 됐다. 2018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적자를 냈다. 올 2분기 소파이의 순손실은 1억6530만달러에 달했다. 주당 순손실도 0.48달러를 기록해 월가 예상치(-0.05달러)보다 9배가량 많았다. 미국 정부가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유예한 것도 소파이에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과 이자 납부를 유예했다. 연방 학자금 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고객을 유치해온 소파이에 불리한 소식이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올 2분기 기준 소파이 회원 수는 256만 명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120만 명)에 비해 두 배 넘게 늘었다. 모건스탠리는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 및 이자 납부 유예 기간이 내년 1월 31일 종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조건부 허가’ 상태인 소파이의 은행업이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의해 최종 인허가를 받을 가능성도 높게 봤다.
그라섹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2년간 소파이의 금융 서비스 수익은 150%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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