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을 밝히기 위해 최초 발병지인 우한에서 채취한 혈액 샘플 수십만개에 대한 조사를 준비 중이라고 12일(현지시간) CNN 방송이 보도했다.
조사 대상인 혈액 샘플은 우한시 혈액은행에 2년간 보관돼 왔던 것으로 2019년 말 확보된 샘플까지 분석에 포함될 예정이다. 그간 중국 당국은 헌혈과 관련한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샘플을 채취해 보관해 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보관 중인 샘플은 20만개에 이른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관계자는 CNN과 인터뷰에서 "현재 검사 준비가 진행 중"이라며 "(혈액 샘플 보관 기간인) 2년 기한에 도달하면 검사가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 혈액 샘플이 코로나19 발병 위치·시기, 처음 인간에 침투한 시기 등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밴더빌트대 의료센터의 윌리엄 샤프너 교수는 "이 샘플들은 누가 처음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어디서 감염됐는지, 나이와 직업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코로나19 기원을 둘러싼 의문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우한에서 최초로 코로나19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시기는 12월8일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보다 더 빠른 시기 발병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우한 기원설을 부정해 왔다. 문제는 이번 조사마저 중국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한 객관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모린 밀러 컬럼비아대 전염병학 교수도 "혈액 샘플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단서들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그는 "적어도 자격을 갖춘 관찰 인원이 없는 한 아무도 중국이 보고한 결과를 믿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 전문가들의 조사 참여 허용을 중국 당국에 촉구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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