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진짜’ 인공지능(AI)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영국 데이터 분석 미디어 토터스 인텔리전스(Tortoise Intelligence)는 해마다 ‘글로벌 AI 지수’ 조사 결과를 내놓습니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2월 세계경제포럼(WEF)에도 소개되며 각국 이목을 끈 바 있습니다.
최근 조사에서 한국은 종합순위 5위를 기록하며 지난 조사보다 3계단 뛰어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부 AI 진흥책이 좋은 평가를 받은 점은 기반이 됐습니다. 규제 상황과 AI에 대한 여론은 여전한 약점으로 지목받았습니다. 한국 AI 역량은 주요국과 대비해 어디까지 성장했는지, 그 현주소를 소개합니다.
해당 분야에는 오픈소스 플랫폼 ‘깃허브(Github)’에서 국가별 사용자들이 AI 생태계 구축에 기여한 정도와 2017년 이후 출원된 AI 특허 건수 등이 반영됐습니다. KAIST 혁신전략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2019년까지 국내 AI 특허 누적 건수는 6317건으로 전체 국가 중 4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깃허브에서는 AI를 배울 수 있는 자습코드 ‘파이토치 튜토리얼’ 등을 한국 개발자들이 공개해 인기를 끄는 등 생태계 형성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들은 직전 조사에서 미국(1위), 중국(2위)으로 이어졌던 개발 능력 부문의 세력 구도를 깨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운영 환경 부문에선 아쉬운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52.3점을 기록하며 50위를 기록, 직전 조사 대비 20단계 하락한 것입니다. 운영 환경 부문은 각국 데이터 관련 규제 강도와 AI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등 여론 지표를 고려합니다. 특히 데이터 규제는 한국의 고질적 문제로 거론되오던 영역입니다. 지난해 8월 데이터 중복 규제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른바 ‘데이터 3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모호한 규정으로 사업화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습니다.
총점을 기준으로 보면, 미국은 7개 평가 부문 중 5개 부문에서 100점 만점을 받아내며 전체 순위 1위를 유지했습니다. 중국 역시 인프라(86.6점), 운영 환경(95.6점)에서 호평을 끌어내며 직전 조사와 같은 2위를 유지했습니다. 한국은 영국·캐나다에 뒤지며 5위를 기록했지만, 이스라엘이나 독일 같은 국가를 앞질렀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정부와 민간이 일치단결해, 새롭게 도약하는 한국 AI 생태계를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이시은 IT과학부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