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에 간부 직원들로 이뤄진 노조가 결성됐다. 생산직 노조, 사무직 노조에 이은 세 번째 노조다. 이들은 임금피크제 무효 소송을 추진하면서 퇴직자까지 모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4일 노동계에 따르면 간부 사원들로 이뤄진 현대차그룹 사람존중 간부사원 노동조합은 지난 8일 관할 관청인 경기지방노동청으로부터 설립 신고필증을 받고 공식 출범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에는 생산직 근로자 위주로 구성된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사무직 근로자 위주로 구성된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조를 포함해 모두 3개의 노조가 들어서게 됐다.
간부 사원 노조는 지난 2일 창립총회를 열고 6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경기지청에 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 노조는 곧 사측에 상견례를 요청할 계획이며 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해 회사와 개별 교섭을 추진할 방침이다.
조대호 간부 사원 노조 위원장은 MZ세대 노조로 잘 알려져 있는 현대차 사무연구직 노조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가 최근 노조 내부 갈등으로 제명된 바 있다. 제명 이후 사무직 중에도 간부들을 위주로 노조 설립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추후 임금피크제 무효 소송과 경영성과급을 퇴직금에 포함시켜 달라는 소송도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퇴직자들도 모을 계획이다. 공동 노조 위원장을 맡고 있는 현승건씨는 “재직자는 물론 퇴직자들도 모아 임금피크제 무효 소송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간부 사원 숫자 자체가 적어 결국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협업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위원장은 사무연구직 노조 부위원장 때부터 금속노조 가입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차지부도 생산직 위주로 이뤄져 간부 사원 가입을 크게 반기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에는 현 간부사원 노조 공동위원장인 현승건씨가 금속노조를 상대로 ‘(간부 사원이) 조합원 지위를 가진다는 것을 확인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보고 향후 노조의 요청이 있을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 노동전문 변호사는 “구직자나 실업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지만, 노조에서 퇴직자를 적극 조직하겠다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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