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는 14일 실적 설명회(콘퍼런스콜)를 열고 3분기에 4146억7100만대만달러(약 17조5239억원) 매출과 1710억대만달러(약 7조226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 14% 증가했다.
TSMC의 질주는 올초 시작됐다. 지난 상반기에도 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동남아시아 공급망 곳곳에 문제가 생긴 3분기에도 가이던스를 통해 약속한 숫자를 내놓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선 제품 생산량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3분기 TSMC의 웨이퍼 생산량은 12인치 기준 3646장으로 지난 분기보다 6%가량 늘었고, 39%대였던 영업이익률도 40%대까지 끌어올렸다.
수요처별로 가장 매출이 많이 나온 분야는 스마트폰이었다. 매출 비중이 44%에 달했다. 서버용 PC(HPC)가 37% 비중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2% 수준이었던 전장 매출 비중이 4%로 올라온 점도 눈에 띈다.
지역별로는 북미 매출이 65%로 가장 많았다. 지난 분기(64%)와 전년 동기(59%)보다 북미 시장 의존도가 커졌다. 반면 중국 매출 비중은 전년 동기 22%에서 올 3분기 11%로 대폭 줄었다. 미국의 대중제재 여파로 분석된다.
TSMC는 이날 콘퍼런스콜을 통해 “시설과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50%대 총이익률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지나치다는 얘기였다. 이 회사의 3분기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51.3%다.
시장에선 TSMC의 최대 리스크를 애플의 감산으로 보고 있다. TSMC의 최대 고객인 애플이 올해 스마트폰 생산량을 1000만 대 줄일 것으로 알려져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TSMC의 수익성을 책임지는 5나노 공정 중 애플 비중은 80%에 달한다.
기술 리더십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TSMC의 3나노 공정 양산 시점은 2022년 하반기다. 업계 2위인 삼성전자보다 6개월 늦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 양산 시점도 2025년으로 못 박은 상태다. TSMC는 아직 2나노 양산 일정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도입 시기도 경쟁사에 비해 뒤처졌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부터 GAA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지만 TSMC와 인텔은 2나노 공정부터 적용한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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