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례없는 출산율 저하에도 명품아동복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부모가 되면서 자녀와 옷을 비슷하게 입히는 시밀러룩 유행도 고급 아동복 시장 확대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패션 플랫폼까지 아동복에 뛰어드는 이유는 빠른 성장세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014년 2조1100억원에서 2018년 3조8200억원으로 성장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올해 유아동복 시장 규모가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최대 아동복 브랜드인 이랜드 뉴발란스 키즈의 매출은 올해 사상 최고가 예상된다. 2018년 1190억원에서 작년 1300억원으로 늘어난 뉴발란스 키즈는 올해 1700억원의 매출을 내다보고 있다. 점포 수도 2019년 115개에서 140개로 빠르게 증가했다. 아동복 시장 2위인 신성통상의 SPA브랜드 탑텐도 올해 아동복 매출 목표를 작년 매출에서 400억원 늘어난 1500억원으로 잡았다.
구찌나 몽클레어 등 명품 브랜드에서 고가 아동복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아웃도어·스포츠 브랜드에서 출시된 고가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에서 중고 명품 아동복을 거래할 수 있어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 ‘시크먼트’에는 100만원대 아동용 몽클레르 패딩을 1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게시글이 올해만 500여 개 이상 올라와 있다.
백화점 3사도 아동복 성장세에 주목해 주요 브랜드를 하나둘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명품 아동복 브랜드를 백화점에 대거 들이고 있다.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 이모, 삼촌이 한 아이에게 지갑을 여는 ‘에잇 포켓’ 현상을 넘어 지인까지 포함한 ‘텐 포켓’을 노리는 전략이다. 지난달 문을 연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에는 대전 지역 단독으로 몽클레르앙팡이 입점했고, 버버리칠드런·랄프로렌칠드런 등 명품 브랜드의 키즈 상품이 줄줄이 입점했다.
지난 8월 개점한 롯데백화점 동탄점에는 명품 키즈 편집숍 ‘퀴이퀴이’가 국내 최초로 오픈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1~9월 아동·유아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각각 25%, 46.2% 증가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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