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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 요금은 원칙적으로 연료비 가격을 반영해 홀수 달마다 책정한다. 가스공사는 연료비 인상에도 가스요금이 동결되면 인상하지 못해 생기는 손실을 미수금으로 쌓아둔다. 이 탓에 가스공사의 미수금과 이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부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공공요금을 누르고 있다. 올해 3분기 물가상승률은 2.6%로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훌쩍 넘어섰다. 공공요금이 물가 급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기획재정부는 특히 다음달 가스요금 인상을 억제해 물가 상승 부담을 내년으로 분산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정부 내에서도 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동북아 현물가격(JKM)이 지난 6일 100만BTU(열량단위)당 56.3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찍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1년 전 5.2달러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급등했다. 일각에선 내년 JKM이 100만BTU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럽·중국의 가스발전 수요 증가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제약, 그리고 미국의 허리케인에 따른 생산 차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모두 연료비 연동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엉터리 에너지 요금 정책의 폐해는 결국 더 큰 소비자 부담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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