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신저가보다 두려운 신고가 종목에 주목하라

입력 2021-10-15 17:21   수정 2021-10-1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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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시장으로 돌아가 보자.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가 한껏 커졌다. 공급망 붕괴에 원자재 가격 급등이 겹쳐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5일엔 코스피지수 3000선이 깨졌고 2900선을 지키기 어려워 보였다. 그러다 13일부터 반등해 한숨 돌린 상황이다.

이렇게 급락과 반등이 이어지는 와중에 신고가를 낸 종목들이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14일 장중 8만5800원으로 신고가를 찍었다. 2차전지 전지박 모멘텀이 주가를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전지박 2공장에 대한 신규 수주가 기대되고 북미 전지박 공장 증설이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5일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올렸다.

엘앤에프도 14일 장중 22만원의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니켈 90%의 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양극재를 양산,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테슬라에 납품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부터 폭발적 실적 성장이 시작돼 2025년 매출 5조원대가 전망된다며 6일 목표주가 24만원을 제시했다.

동화기업도 14일 장중 10만2000원까지 뛰어 신고가를 올렸다. 2차전지 소재인 전해액 사업 부문이 주목받아서다.

2차전지뿐만 아니다. F&F는 탄탄한 실적과 위드 코로나 보복 소비 기대로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심하게 요동치는 시장에서 이처럼 신고가를 기록하는 종목은 많은 사람이 믿음을 갖고 사는 종목인 만큼 눈여겨봐야 한다.

펀드매니저 A씨는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새로운 주가 고점을 만들어내는 종목은 그 자체로 시장의 핵심 트렌드일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 종목을 갖고 있지 않다면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서 투자자는 자신이 모르는 혹은 간과하고 있는 트렌드가 없는지 항상 체크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많은 트렌드를 모두 따라갈 수는 없더라도 이들 중에서 자신이 좋다고 판단하는 것을 모아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만들라는 얘기다.

신고가 종목이 최악의 상황에서 돋보였다면 그와 반대로 신저가나 그 근처로 주저앉은 종목도 있다. 이런 종목들을 보면서 ‘고점 대비 많이 빠졌으니까 한번 사보자’라고 덤비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그렇게 투자해서 다행히 V자 반등이 나오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행운은 흔치 않다. 급락 후 V자 반등에 실패한 종목은 그나마 눈치를 보던 대기 매수세가 자취를 감춰 더 주저앉기 십상이다.

A씨는 “많이 빠진 종목은 시장 흐름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그만큼 빠진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시장에서 멀티플이 줄고 있는 종목은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고가 종목에 접근하려면 두려움이 앞선다. 저런 상승세가 얼마나 더 갈까, 혹시 지금이 꼭지 아닐까라는 생각에 망설여진다.

반대로 신저가 종목은 만만하게 느껴진다. 예전 주가 수준과 비교하면 참 싸게 보인다. 그래서 매수 버튼에 손이 쉽게 간다.

신고가와 신저가에 대한 이런 생각은 잘못이다. 투자자는 신고가를 두려워하지 말고 신저가를 우습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 말이 공감은 가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어쩌면 사람의 본성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천해야 한다면 이런 질문을 되새겨보는 게 도움이 될 듯싶다. 자신이 매수하려는 종목은 정말 누가 봐도 좋은 주식인가. 주가가 빠졌을 때 사줄 사람이 많은가.

이런 질문에 확신을 갖고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종목이라면 보유 중에 시장이 흔들려 급락세가 나타나더라도 믿음을 갖고 버틸 수 있다. 그리고 아직 투자하지 않았는데 그런 종목이 갑자기 빠지면 자신 있게 매수할 수 있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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