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코스피지수는 0.88% 오른 3015.0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1일 이후 8거래일 만이다. 이 기간 장중 최저가는 12일 기록한 2901.51이다. 저점 대비 3.91% 반등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처럼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1.01% 오른 7만1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4.90% 상승한 9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대만 TSMC의 호실적 발표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급등하면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날 주가 상승에는 외국인 투자자가 9거래일 만에 순매수세(886억원)로 돌아선 것이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조7983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은 미국의 양호한 고용지표, 국채 금리 상승세 둔화 등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전날 다우지수(1.56%)와 나스닥지수(1.73%)가 강한 상승세를 보인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급격한 오름세를 나타냈던 원·달러 환율도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4원40전 하락한 1182원40전에 마감했다.
그동안 국내 증시를 둘러싼 악재는 크게 세 가지였다. 우선 실적 정점 통과, 일명 피크아웃 우려다.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올랐던 주요 경제지표가 점차 둔화할 것이라는 게 우려의 근거다. 또 다른 하나는 테이퍼링이다. 올초부터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멈추고 박스권에 갇히도록 한 원인이었다. 여기에 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우려가 커지면서 성장주 중심의 조정장이 펼쳐졌다. 차량용 반도체나 에너지 공급 문제도 있었다. 공급난에 인플레이션 문제가 더해졌다.
이날 흥국증권은 세 가지 우려 모두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우려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고, 그동안의 지표 흐름을 역사적으로 보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게 주요 논리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증시를 억눌렀던 악재들이 반영되면서 저점을 짚어가고 있다”며 “한국 증시는 내년 1분기까지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정장이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은 일시적 저가 매수세이거나 기술적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떨어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증시가 앞서 소폭 반등한 것도 글로벌 자금으로부터의 저가 매수세”라고 설명했다. 수급 개선만으로 추세 상승장에 진입했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시각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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