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는 족족 고수익을 내던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자신감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국민주’ 삼성전자부터 ‘성장주’ 네이버·카카오까지 줄줄이 부진한 탓이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상승 종목을 쫓아갈 재간이 없다고 푸념하는 이들도 크게 늘었다.
속절없이 자금이 빠져나가던 펀드시장 기류는 달라지고 있다. 직접 투자 난도가 높아지자 전문가에게 투자를 맡기는 간접 투자로 시선이 다시 옮겨가기 시작한 모습이다. 펀드시장 부활은 숫자로도 나타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국내 펀드 순자산은 800조원을 돌파했다. 줄곧 쪼그라들던 펀드시장이 간만에 반등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흐름이 바뀌는 상황에서 직접 투자보다는 간접 투자가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6개 증권사에서 추천한 18개 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복수 추천을 받은 펀드는 KTB글로벌멀티에셋인컴EMP펀드였다. EMP펀드는 분산투자 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 여러 개를 하나의 펀드에 담는 분산 효과를 극대화한 안정형 상품이다. KTB글로벌멀티에셋인컴EMP펀드는 채권 등 다른 자산도 섞어 안정성을 더욱 높였다.
상품을 추천한 NH투자증권 측은 “하반기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 등 정책적 변화로 인해 자산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당 상품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적극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구사해 변동성 관리와 안정적 성과를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배당주 펀드를 추천한 증권사도 많았다. 삼성증권은 추천 상품 3개 가운데 2개를 삼성배당주장기펀드와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펀드로 택했다. 삼성배당주장기펀드는 현재 높은 배당을 주는 기업뿐 아니라 이익과 배당이 장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펀드는 과거 25년 이상 지속적으로 배당이 증가한 미국의 대표 종목에 투자한다.
눈에 띄는 점은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펀드를 대거 추천했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노하우를 쌓은 펀드인 경우 그간 쌓인 ‘트랙 레코드’가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이 되기 마련이다. 추천펀드 18개 가운데 10개가 3년을 채 채우지 않은 신생상품이었다.
국내 주식형 펀드를 추천한 곳은 KB증권이 유일했다. 추천 상품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첫 공모펀드인 타임폴리오마켓리더로 신성장섹터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박재원/구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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