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유럽자동차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유럽에서 10만8344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지난해 9월(10만1308대)과 비교하면 6.9% 증가했다. 현대차가 5.7%, 기아가 8.1% 늘었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9월 7.8%에서 지난달 11.1%로 3.3%포인트 높아졌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유럽에서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했고, 지난달에는 11%를 넘어섰다.
반면 유럽 1위 폭스바겐그룹을 비롯한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최악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의 판매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9.7%, 30.4% 줄었다. 유럽 빅3 중 하나인 르노그룹은 지난달 9만6781대(전년 동월 대비 24.2% 감소)를 판매해 현대차·기아에 밀려 4위까지 떨어졌다. BMW그룹(-24.4%), 도요타그룹(-18.0%), 다임러그룹(-48.1%) 등 다른 브랜드도 고전했다.
지난달 유럽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97만2723대로, ACEA가 관련 데이터를 집계한 1995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9월(130만103대)과 비교하면 25.2% 줄었다. ACEA는 “반도체 부족이 계속되면서 차량 생산이 저조한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대부분 국가에서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주요 모델이 인기를 끈 데다 반도체 공급난도 상대적으로 잘 넘겨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은 1만5000대 가까이 팔렸고, 코나EV와 아이오닉 5 등 전기차도 각각 5000대 가까이 판매됐다. 기아 모델 중에서는 씨드와 니로, 스포티지 등이 인기였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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