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못다 한 말 - 박은지(1985년~)

입력 2021-10-17 18:15   수정 2021-10-18 03:05

설원을 달렸다
숨이 몸보다 커질 때까지

숨만 쉬어도 지구 반대편 사람을 만날 수 있어
그렇게 말하는 너를 보는 게 좋았다

여기 너무 아름답다
우리 꼭 다시 오자

겨울 별자리가 가고 여름 별자리가 올 때까지
녹지 않는 것이 있었다

시집 《여름 상설 공연》(민음사) 中

‘못다 한 말’이라는 문장은 말을 전할 수 없는 상황을 선연하게 보여줍니다. 말을 전할 수 없는 상황이라니, 이보다 슬픈 것이 있을까요. 저는 종종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것만 같아요. 그리운 마음이 앞서서 지키지 못할 약속을 잡게 되는 소중한 사람들이 스쳐지나갑니다. 이런 약속은 ‘그리움’보다는 ‘두려움’에서 이뤄지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의 내일을 함께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만남이 어려운 때, 사랑은 우정에서 기원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이서하 시인(2016 한경신춘문예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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