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 정보관과 회동하고 북한 문제 등을 논의한다. 3자 간 회동은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이뤄진 후 5개월만이다. 이날 박 원장은 미·일 양국에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 구상을 설명하고 양국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지난 14~15일 방한해 문 대통령을 예방하고 박 원장과 면담했다. 이례적인 미 정보기관 수장들의 연이은 공개 방한은 북한에 대화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이란 분석이 나온다.
같은날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워싱턴DC에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마주 앉는다. 노 본부장은 이날(현지시간)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이어 다음날 한·일 및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나선다. 불과 한 달 만에 열리는 3자 회동에선 종전선언 관련 논의가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앞서 러시아에서 열린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 직후 미국으로 이동한 노 본부장은 지난 16일 취재진에 “종전선언을 비롯해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해 실무 차원이 본격적인 협의가 더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3자간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는 대북 인도지원 관련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보건·방역 분야 관련해서는 한·미 간 공동으로 (대북) 인도주의 협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 본부장도 “북한과의 인도적 분야 협력 사업도 한·미가 공동으로 하는 것으로 지금 거의 준비가 마무리돼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의 종전선언 구상에 미국이 호응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조선신보 등의 매체를 통해 종전선언에 사실상 관심이 없다는 뜻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조야에는 현 시점에서의 종전선언에 부정적인 반응이 컸는데 이같은 기류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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