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아 PJP 회장 "테크 입힌 K미인대회, 이젠 수출 타진 중"

입력 2021-10-19 18:14   수정 2021-10-20 01:31

“미인대회는 세계 미인들이 각자의 지성과 미모를 뽐내는 일종의 ‘경연장’이죠. 코로나19로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요즘 같은 때 미인대회야말로 ‘가상의 세계’에서 하기에 가장 알맞지 않겠습니까? 세계 최초에 그치지 않고 ‘국제 표준’으로도 만들 겁니다.”

지난 18일 열린 ‘미스월드 코리아’는 다소 독특한 점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세계에서 최초로 가상현실(VR) 기술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방식으로 대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가상으로 구현된 경복궁 앞에서 미모와 포부를 뽐냈다. 미인대회와 같은 전통적인 대회에 메타버스는 어떻게 도입될 수 있었을까. 최근 미스월드 코리아 대회를 이끌고 있는 박정아 PJP 회장(사진)을 만났다. 박 회장은 “선발 과정은 물론 대회 영상 자체가 VR 콘텐츠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며 “향후엔 참가자를 지지하는 팬들을 위한 후원·기부 등의 다양한 기능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코로나19로 작년 대회가 열리지 않으면서 여러 해결책을 강구해야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세계를 덮치면서 70년 전통을 지닌 미스월드 대회도 지난해엔 지역 대회는 물론 본선 대회까지 모두 취소해야 했다. 다행히 올해엔 정상적으로 개최돼 12월 푸에르토리코에서 본선 대회가 열린다.

박 회장은 “본선에선 전 세계 참가자가 한곳에 모여야 하는데 참가하는 시간에 비해 경비는 훨씬 많이 들기 마련”이라며 “지역 예선을 담당하는 ‘내셔널 디렉터’들에게 이런 메타버스 방식을 소개했더니 반응이 좋아 시스템을 수출하기 위해 더욱 다듬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2011년부터 별도의 ‘미스월드’ 대회를 한국에서 열고 있다. 국내에선 이미 오랜 전통을 지닌 ‘미스코리아’ 대회가 있었지만 ‘세계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기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전에는 미스코리아 선이 미스월드에 출전했지만, 별도 대회가 생기면서 미스월드 코리아 우승자가 세계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박 대표는 “2008년 우연히 해외에서 미스월드 대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대회가 지닌 잠재성을 보고 대회 설립자인 줄리아 몰리와 협상해 한국 대회 운영권을 따냈다”며 “한국의 대표 미인을 뽑는다는 점은 차이가 없지만 영어 실력, 개인의 학문적 재능은 물론 공익활동 등 미스월드 대회가 중요시하는 ‘내면의 아름다움’에 많은 점수를 할애한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성상품화’라는 비판을 받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 미인대회가 TV에 나오는 일도 크게 줄었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 “오히려 국제적인 ‘여성인재’가 탄생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또 ‘K뷰티’ 산업의 시너지를 고려하면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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