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내년도 경영 전략 회의를 열고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응할 성장 방안을 논의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1 CEO 세미나'를 연다. SK CEO 세미나는 6월 열리는 '확대경영회의' 및 8월 열리는 '이천포럼'과 함께 매년 SK가 그룹사 차원에서 여는 연례 행사다.
특히 CEO 세미나는 한 해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다음해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최태원 회장(사진)의 경영 키워드가 제시된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세미나에는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등 SK 총수 일가와 주요 계열사 CEO 등이 참석하며 지난해와 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는 그동안 최 회장이 기업 성장 전략으로 일관되게 추진해온 '파이낸셜스토리' 구체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고객, 투자자, 시장 등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를 대상으로 SK 각 계열사의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해 총체적 가치를 높여 나가자는 경영전략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CEO 세미나에선 "매출과 영업이익 등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매력적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기업 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SK그룹 계열사들은 올해를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 원년으로 삼고 잇따라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SK 전사적으로 역량을 모으고 있는 배출가스 제로화(넷제로) 조기 추진도 논의될 것으로 점쳐진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진행된 '확대경영회의'에서 세계적 화두인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그룹 전체 차원에서 넷제로 조기 추진을 주문한 바 있다.
최 회장은 "향후 탄소 가격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올라갈 것을 감안하면 넷제로는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며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우리의 전략적 선택의 폭이 커져 결국에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했었다.
CEO 세미나가 끝난 뒤 최 회장은 빠르면 이달 말 미국 출장길에 올라 현지 사업도 점검할 계획. 최근 SK 배터리 신설법인 SK온은 미국 2위 완성차 업체 포드와 10조2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미국 내 배터리 합작공장 3곳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최 회장은 포드 경영진과 만나고 새 공장이 들어설 테네시주와 켄터키주 등지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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