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선도하는 '퀀텀스케이프'…저가매수 나서볼까

입력 2021-10-20 15:41   수정 2021-10-20 15:46

전고체 배터리는 2차전지 시장에서 ‘꿈의 배터리’로 여겨지지만 아직까지는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 발전 여부나 시장 규모 등이 아직 안갯속이라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순수 전고체 배터리주로 뉴욕거래소에 상장한 퀀텀스케이프(QS)도 이 같은 우려 속에서 올해 주가가 반토막났다. 하지만 4~5년뒤를 바라본 장기투자라면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반토막난 전고체 배터리주
퀀텀스케이프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거래소에서 2.63% 오른 25.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49.30% 떨어지며 반토막 났다. 다만 최근 1개월간 21.84% 오르며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105억300만달러(약 12조3389억원)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기술인 리튬이온 전지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다. 인화성 물질이 없어 화재 리스크가 낮다. 배터리 용량 확대와 크기 축소를 할 수 있다.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주요 이유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용화가 안됐고, 기술도 개발 단계다. 가장 중요한 건 가격이다. 기존 배터리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린다면 일부 상위 성능 전기차에만 쓰일 가능성이 높다. 기대만큼 시장을 점유할 수 없단 얘기다.

퀀텀스케이프는 이 분야에서도 선두주자다. 관련 특허만 200개 이상이다. 상용화에도 가장 가까워졌다. 전고체 배터리는 최소 12겹 이상의 다층 셀 기술이 뒷받침해야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퀀텀스케이프는 지난 7월 10층 다층셀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수십층 구조까지 개발하고 2024년부터 양산하겠다는 게 이 회사의 청사진이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이 회사 기술을 놓고 의문을 제기하는 공매도 세력도 등장했다. 공매도 세력인 스콜피온 캐피탈은 퀀텀스케이프가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하는 데 실패했다고 전문가 인터뷰를 인용해 공격했다. 40~50달러대였던 주가를 20달러대로 끌어 내린 주요 원인이었다.
얼마나 장기투자 해야할까
의심어린 일부 시각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2024년 상용화 계획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폭스바겐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1기가와트(Gwh) 규모의 두번째 공장 구축을 발표했다. 향후 20GWh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엔 글로벌 10위권 완성차 업체와 10메가와트(MWh)급 계약 체결을 발표하며 상업 생산에 가까워졌다.

투자자들의 고민은 언제까지 바라보고 투자 계획을 짜야 하느냐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0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이 없다. 개발 비용만 적자로 쌓이고 있다. 단기 전망은 좋을 수 없는 이유다. 이 회사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평균은 36.6달러다.

당분간은 펀더멘탈(실적 기반)이 아닌 모멘텀(변동성 이벤트)으로 주가가 움직일 전망이다. 우선 완성차 업체 중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고 앞서있는 도요타가 전고체 배터리 탑재 차량을 내년 중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안에 솔리드파워 등 전고체 업체가 추가로 상장할 수도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의미있는 매출이 발생하는 시기는 2027년”이라며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된 뉴스가 나올 때마다 주가는 변동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터리주처럼 성장성이 높은 종목들은 2~3년뒤의 실적을 현 주가에 반영하는 게 일반적이다. 2024년 상용화 가능성만 엿보이더라도, 주가는 빠르게 재평가될 수 있단 얘기다. 최소 3년 가량을 바라보고 장기투자에 나서라고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이유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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