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기술인 리튬이온 전지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다. 인화성 물질이 없어 화재 리스크가 낮다. 배터리 용량 확대와 크기 축소를 할 수 있다.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주요 이유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용화가 안됐고, 기술도 개발 단계다. 가장 중요한 건 가격이다. 기존 배터리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린다면 일부 상위 성능 전기차에만 쓰일 가능성이 높다. 기대만큼 시장을 점유할 수 없단 얘기다.
퀀텀스케이프는 이 분야에서도 선두주자다. 관련 특허만 200개 이상이다. 상용화에도 가장 가까워졌다. 전고체 배터리는 최소 12겹 이상의 다층 셀 기술이 뒷받침해야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퀀텀스케이프는 지난 7월 10층 다층셀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수십층 구조까지 개발하고 2024년부터 양산하겠다는 게 이 회사의 청사진이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이 회사 기술을 놓고 의문을 제기하는 공매도 세력도 등장했다. 공매도 세력인 스콜피온 캐피탈은 퀀텀스케이프가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하는 데 실패했다고 전문가 인터뷰를 인용해 공격했다. 40~50달러대였던 주가를 20달러대로 끌어 내린 주요 원인이었다.
투자자들의 고민은 언제까지 바라보고 투자 계획을 짜야 하느냐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0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이 없다. 개발 비용만 적자로 쌓이고 있다. 단기 전망은 좋을 수 없는 이유다. 이 회사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평균은 36.6달러다.
당분간은 펀더멘탈(실적 기반)이 아닌 모멘텀(변동성 이벤트)으로 주가가 움직일 전망이다. 우선 완성차 업체 중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고 앞서있는 도요타가 전고체 배터리 탑재 차량을 내년 중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안에 솔리드파워 등 전고체 업체가 추가로 상장할 수도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의미있는 매출이 발생하는 시기는 2027년”이라며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된 뉴스가 나올 때마다 주가는 변동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터리주처럼 성장성이 높은 종목들은 2~3년뒤의 실적을 현 주가에 반영하는 게 일반적이다. 2024년 상용화 가능성만 엿보이더라도, 주가는 빠르게 재평가될 수 있단 얘기다. 최소 3년 가량을 바라보고 장기투자에 나서라고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이유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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