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0일 당 회의에서 “조성은-김웅 통화 녹취록엔 ‘윤석열이 시켜서’란 발언을 포함해 세 차례나 윤 전 총장이 거명됐다”며 “주범이 윤석열임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윤석열 검찰과 국민의힘 사이 추악한 뒷거래, 사주를 넘은 공동범죄 모의였다”고 비판했다.
조성은 씨는 전날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돼 있던 김웅 의원과의 지난해 4월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파일엔 김 의원이 조씨에게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것” “그쪽(검찰)에 이야기를 해놓겠다”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낸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송 대표는 “공수처가 왜 이렇게 미적거리는지 모르겠다”며 “김웅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요구하면 민주당이 바로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총장과 김 의원을 포함한 관련자 전원을 소환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윤 전 총장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고발장 전달에 관여한 김웅·정점식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위 제소 방침도 밝혔다.
하지만 윤석열 캠프는 녹취파일을 통해 윤 전 총장이 고발 사주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이 오히려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캠프의 권성동 종합지원본부장은 김 의원이 조씨와의 통화에서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라고 나오게 된다’ 등의 언급을 한 데 대해 “조씨가 먼저 대검을 찾아가는 얘기를 꺼내자 김 의원이 ‘자신이 가면 윤석열이 시킨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취지로 거절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 측은 녹취록 공개 시점 자체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야당의 경선 시기에 맞춰 ‘악의적인 짜깁기’로 거짓 프레임을 씌운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고발장을 전달한) 주체가 검찰이라고 의심할 순 있지만 특정하긴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이 김 의원 등을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섣불리 윤리위로 가져가는 건 정치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국민대는 윤 전 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박사학위 논문 연구부정 의혹을 재조사하기로 했다. 국민대는 22일까지 연구윤리위원회를 재소집해 김씨의 학위논문 검증을 위한 논의에 들어가 다음달 3일까지 논문 재검증 계획을 교육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고은이/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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