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진’을 친 하위권 선수들의 깜짝 활약이 이어졌다.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다.
제네시스 포인트 103위 유송규(25)는 이날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를 쳐 정한밀(30) 등과 선두(김민규·8언더파)에 2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지난 7월 열린 부산경남오픈 공동 26위가 최고 성적인 유송규는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어쩔 수 없이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부담을 내려놨는데 오히려 더 잘 맞았다”고 말했다.
KPGA 코리안투어는 시즌 종료 후 제네시스 포인트 70위 이내 선수들에게 이듬해 시드를 준다. 제네시스 포인트 70위권에 들지 못하면 상금 70위 이내에 들어야 시드를 지킬 수 있다. 출전권을 놓친 선수들은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25위 안에 들어야 다시 코리안투어로 올라온다.
2015년부터 코리안투어에서 뛴 유송규는 7년 만에 처음으로 시드를 잃을 처지다. 올해 오른쪽 발목 부상 등으로 제네시스 포인트 333.56포인트를 모으는 데 그치고 있다. 누적 상금도 1985만원으로 112위다. 시드전으로 가지 않으려면 이번 대회에서 ‘톱5’ 이내 성적이 필요하다. 최종전인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내년 시드를 확보한 포인트 및 상금 상위 70명만 출전한다. 발목에 테이핑을 하고 투지를 불태운 그는 “마지막까지 죽기 살기로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갈 길이 급한 정한밀도 희망을 이어갔다. 이날 버디 6개를 잡고 6타를 줄여 유송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해 부산경남오픈 공동 15위가 최고 성적인 그는 제네시스 포인트 89위, 상금순위 83위다.
코리안투어 2년 차 장승보(25)도 마지막 대회에서 힘을 내고 있다. 그는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로 공동 6위에 올랐다. 175㎝로 큰 키는 아니지만 90㎏에 육박하는 단단한 체격을 지닌 그는 300야드를 쉽게 넘기는 장타가 주무기다. 하지만 지난 6월 연습 도중 왼쪽 손목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두 달 가까이 ‘강제 휴업’에 들어갔고 이후 나온 6개 대회에서도 모두 커트 탈락했다. 현재 상금순위는 125위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는 4월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2라운드 69타 이후 올 시즌 두 번째 60대 타수를 적어내 희망을 이어갔다. 이번 대회에서 3위 내에 입상해야 시드 유지가 가능한 장승보는 “이제는 아픈 데도 없고 마음도 편하게 먹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만족스러운 성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처럼 첫날 잘됐다고 욕심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드전을 앞두고 흐름을 좋은 쪽으로 돌려놓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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