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원 1600명이 건보공단의 소속기관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된다.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면서 자회사를 만든 사례는 있었지만 소속기관을 신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보공단 일반 직원들과 취업준비생들은 "노력을 인정하지 않는 불공정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건보공단 고객센터 상담원의 고용형태를 논의해온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는 21일 오전 15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확정했다. 협의회는 민간위탁 방식 유지, 자회사 설립, 소속기관 신설, 직접 고용 등 네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한 결과 고객센터 업무를 담당할 소속기관을 신설해 상담원을 고용하는 방안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소속기관은 건보공단과 동일 법인으로 조직, 예산, 보수, 주요 사업계획 등은 공단 이사회의 통제를 받지만 채용, 인사, 임금 등은 별도로 운영된다. 현재 건보공단일산병원, 서울요양원 등이 이같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자회사 운영방식에 비해 고용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건보공단은 협의회 종료 후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구성될 ‘노사 및 전문가 협의회’에서 채용절차 등 필요한 제반사항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협의회 결과에 대해 건보공단 직원들과 건보공단 입사를 준비하던 취업준비생들은 '제2의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공정한 채용절차 없이 고객센터 상담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고객센터 상담원들은 비정규직이 아니라 민간 회사의 정규직이기 때문에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과 무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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